법정 선 트럼프 “나는 무죄”…다시 또 둘로 나뉘는 미국

한보경 2023. 4. 5.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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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7년 전 대선 구호를 다시 외쳤습니다.

사상 첫 전직 대통령 기소라는 위기를 발판 삼아, 내년 대선을 위한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겁니다.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 출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했는데요.

법원 주변에선 트럼프 지지자와 반대하는 시민들이 서로 대치하며 둘로 나뉜 미국의 현주소를 보여줬습니다.

뉴욕, 한보경 특파원의 보돕니다.

[리포트]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맨해튼 형사법원에 들어섭니다.

맨해튼 지방검찰이 기소 결정을 내린지 닷새만입니다.

미국 전현직 대통령을 통틀어 사상 처음으로 형사 법정에 선 트럼프는, 검찰이 기업문서 조작과 관련해 제기한 34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기간 이른바 '성추문 입막음용' 돈을 모두 3명에게 건네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기업 문서를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앨빈 브래그/미국 맨해튼지방검사장 : "지난 2016년 대선과 관련한 범죄들을 감추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는 증거들이 있습니다."]

트럼프는 자신에 대한 기소를 "내년 대선을 겨냥한 엄청난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 "저는 이런 일이 미국에서 일어날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저지른 유일한 범죄는 국가를 파괴하려는 사람들로부터 용감하게 나라를 지킨 것입니다."]

트럼프가 출석한 법원 일대에선 기소를 둘러싼 찬반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마이클 오스틴/트럼프 지지 시위 참가자 : "트럼프는 완벽한 신사입니다. 저는 계속 같이 싸우자고, 100% 지지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캐런/트럼프 반대 시위 참가자 : "아무도 법 위에 있지 않습니다.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을 승리로 이끌 것입니다."]

전직 대통령은 기소하지 않는다는 미국 역사의 불문율은 깨졌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인에 대한 이번 형사기소를 지지층 결집에 최대한, 그것도 아주 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미국 사회의 정치적 분열은 더욱 극명해질 거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앵커]

이번에는 뉴욕 현지를 연결해 더 자세한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한보경 특파원,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 법원 출석을 위해 플로리다 자택을 출발한 게 이 곳 시간으로 그제 오전입니다.

법원 출석 뒤에 플로리다로 돌아와서 지지자들을 모아놓고 공개 연설도 했는데요.

트럼프가 움직인 이틀간의 일정이 CNN 등 주요 방송사들을 통해 미 전역에 생중계되다시피했습니다.

'사상 첫 기소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고는 하지만, 공화당의 유력 차기 대선 후보라는 트럼프 입장에서는 이런 언론의 관심이 어찌 보면 기회였을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기소를, 선거를 앞둔 민주당의 정치적 공작으로 몰아가고 있는데, 이런 메시지를 언론사들의 열띤 보도 이용해서 전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미국 대선에 다시 뛰어든 트럼프에게 이번 기소가 오히려 호재가 될수도 있을까요?

[기자]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이번 '성추문 입막음' 의혹 관련 재판은 빨라야 내년 초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공화당 경선 시기와 맞물리게 됩니다.

의회 난입 사태 선동 의혹이나 조지아주 선거 개입 의혹 수사 등과 관련해서도 기소가 임박했다는 외신 보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지지율이 지금 올라가고는 있지만, 그 때까지 계속해서 끌고 갈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미국인들에게 '둘로 나뉜 미국'이라는 깊은 내상을 남긴 의회 난입 사태 수사가 진전된다면 트럼프에겐 더욱 치명적일 수도 있습니다.

어제 법원에 출석한 트럼프에게 담당 판사는 SNS를 통해 대중을 선동하지 말라는 경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서대영/영상편집:이태희 서삼현/자료조사:김나희 조영은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한보경 기자 (bkh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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