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발 잘라버리겠다”…100억대 고가 아파트도 못피한 층간소음 갈등
5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분쟁은 2021년 A씨가 B씨 아랫집에 입주하면서 시작됐다. 아내와 슬하에 두 아이를 둔 A씨는 B씨 가족들의 ‘쿵쿵’ 울리는 발소리 때문에 가족이 힘들어한다고 항의했다.
A씨는 관리사무소와 인터폰을 통해서도 직접 B씨에게 소음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조용히 해달라’는 메모지도 B씨 현관 앞에 붙였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1일 오전 6시 52분 사달이 났다. B씨는 누군가 문을 쾅쾅 두드리며 고함치는 소리에 잠을 깼다. 층간소음에 불만이 쌓인 A씨가 30㎝ 길이 고무망치로 현관문 내리치며 욕설을 퍼부은 것이다.
B와 아내는 A씨를 제지하려 했지만 위협은 계속됐다. A씨는 “사람 우습게 본다. 당신 아이들의 발을 잘라버리겠다”고 위협했다.
이날 일은 결국 형사 사건으로 번졌다. A씨의 거친 항의를 견디지 못한 B씨가 이를 경찰에 신고했고, A씨는 특수협박 및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그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한 상태다.
공소장을 보면, 윗집의 B씨는 A씨가 항의할 때마다 사과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 여러 노력도 기울였다. 안방과 창고를 제외한 집 안 곳곳에 2.3㎝ 두께의 소음 방지용 장판을 깔았고, 온 가족이 슬리퍼를 신은 채 까치발로 다녔다.
B씨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랫집이 입주하기 전까지 2년여간 층간 소음으로 인한 갈등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내가 최근 쌍둥이를 임신했는데 그중 한 아이가 유산됐다. 한국에서 가장 비싼 집 중 하나에서 층간 소음으로 아이를 잃었다”고 말했다.
아파트는 공동 주거 공간의 특성상 층간 소음 문제를 근원적으로 방지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100억원대 H 아파트는 내구성이 강한 고급 자재를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층간 소음 분쟁은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층간 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 분쟁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환경공단 자료를 보면 층간 소음 상담 건수는 2019년 2만6257건에서 2022년 4만393건으로 3년 동안 1만4136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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