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 중국과 가까워지는 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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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미국의 영향력이 작아지고 있습니다.
OPEC+(러시아를 포함한 세계 주요 산유국들의 모임)가 감산을 결정한 것은 더는 미국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이란은 그동안 미국의 전방위 제재를 받았습니다.
이는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점차 쇠퇴하는 가운데 사우디가 중국과 경제·안보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가늠자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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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미국의 영향력이 작아지고 있습니다. 앙숙이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중국의 중재로 만나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OPEC+(러시아를 포함한 세계 주요 산유국들의 모임)가 감산을 결정한 것은 더는 미국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사우디와 이란은 최근 단교 7년 만에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습니다. 양국은 조만간 외무장관 회담을 열고, 이어 정상회담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그동안 미국의 전방위 제재를 받았습니다. 사우디와 이란이 관계를 회복한다는 것은 미국으로서는 불편합니다.
사우디는 또 중국이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에 부분 가입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점차 쇠퇴하는 가운데 사우디가 중국과 경제·안보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가늠자로 보입니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의 주도로 2001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와 정치 경제 안보 문제를 협의할 목적으로 창설된 국제기구입니다. 이후 인도와 파키스탄이 합류했고, 이란도 정회원으로 가입하려고 합니다.
OPEC+는 지난 2일 하루 116만 배럴을 감산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유가가 급등하며 비산유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연내 최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유가는 4거래일 연속 올라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80.71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번 감산을 주도한 사우디는 지난해 10월에도 OPEC+의 대규모 감산을 주도했습니다. 미국의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감산을 감행했습니다. 미국과는 계속해 멀어지고 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OPEC+의 발표를 두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현 시점의 감산 결정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는 그런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외신들은 사우디가 중국과 밀착하고 역내 국가와 갈등 해소에 나서면서 전통적 우방인 미국과 거리를 두는 외교 노선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비즈니스·문화·관광·강국 전환을 꿈꾸는 사우디에 중동의 긴장 완화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사우디의 이 같은 외교 변화는 2019년 아람코 원유시설 피습이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 후티는 2019년 9월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 시설을 무인기와 미사일로 공격했습니다. 이로 인해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은 한동안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이 사건은 사우디가 더는 미국으로부터 완전한 안전보장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됐습니다. 사우디는 당시 미국 행정부가 반군의 공격과 관련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우디 관리들은 ‘네옴시티’와 북부 예술 중심지 ‘알울라’와 같은 거대 프로젝트를 성공하려면 안전이 필수입니다. 이들 도시에 미사일이 한 발이라도 떨어진다면 관광이나 투자는 이뤄지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사우디는 내전을 계기로 10년 넘게 외교 관계를 끊었던 시리아와도 화해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고립됐던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오는 5월 사우디에서 열리는 아랍연맹(AL) 정상회담에 초청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리나라는 중동의 이 같은 정세 변화를 잘 읽어 국익에 도움이 되는 외교를 펼쳐야 합니다. 미국에만 의존했다가는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습니다. 거미줄처럼 얽힌 중동 정세를 파악해 어떤 행보를 취해야 할지 신중히 결정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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