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수천억 들였는데…'국토종주 자전거길' 깨지고 끊기고
오늘(5일) 밀착카메라는 전국에 만들어진 자전거길을 다녀왔습니다. 일부는 4대강 사업을 할 때, 수천억 원을 들여 만든 길인데요.
과연 자전거 타고 달려볼 만한 길인지, 권민재 기자가 보여드리겠습니다.
[기자]
자전거 도로를 따라 들어선 난간이 연달아 부서져 있습니다.
이쪽에 보시면 다른 모양의 난간으로 보수 공사를 해놓은 흔적도 있는데요.
하지만 공사가 무색하게 손만 대도 이렇게 흔들리고요, 바닥에 떨어진 난간이 나뒹굽니다.
흔들리는 난간은 살짝만 밀어도 떨어지고 바닥에 깔린 나무는 습기를 못이겨 일어났습니다.
길을 따라와 보니 채석장이 있습니다.
돌을 캐는 작업을 하면서 이곳에서 자전거가 다닐 수 없게 됐는데요.
여기 있는 이 표지판만이 이곳이 한때 자전거 도로였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채석장에서 썼던 화약 창고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돌이 떨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길로 되돌아가야 합니다.
[인터넷 지도에도 자전거 도로라고 해서 제가 보고 온 거거든요. 여기가 목적지인데 채석장으로 끊겨서 못 가고 있네요.]
원주 섬강을 따라 만들어진 이 길은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국토부가 만들었습니다.
4대강 자전거길에 예산 2500억원을 썼는데, 지금 국토부엔 담당 부서도 관련 예산도 없습니다.
[국토부 관계자 : 지금 행안부하고 지자체가 소관하고 있다고…]
하지만 지자체도 예산문제로 제대로 관리를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벚꽃이 흐드러진 춘천 자전거길, 인도나 주차장과 뒤섞여 있고 오래된 바닥은 갈라지고 구멍이 났습니다.
[송기식/경기 구리시 수택동 : 콘크리트가 깨져서 울퉁불퉁한데가 좀 많아. 하여튼 장시간 타면 엉덩이가 많이 아프죠.]
차가 다니는 도로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자전거를 타는 장면도 포착됩니다.
강원도 고성에 한 바닷가에 밤에 나와 봤습니다. 저를 비추는 카메라 불빛을 잠시 끄면요.
이렇게 어두워서 밤에는 방향을 찾기 힘들 정도입니다.
그런데 아래 모래 바닥을 보니 자전거 바퀴 자국이 보입니다.
낮에 다시 와보니 길 입구가 돌로 막혀 있고 백사장이 자전거 길이 됐습니다.
걷기만 해도 힘든 길에 바퀴가 푹푹 빠집니다.
데크 길을 따라와 봤더니 바닥에 미끄러운 모래가 가득합니다.
이쪽으로 더 가 보려고 했는데 공사장이라 앞으로 갈 수 없습니다.
여기 보시면 공사 중이니 해변으로 돌아서 가라고 되어 있습니다.
[공사 관계자 : {여기 거의 녹슬고 오래된 거 같은데.} 이제 폐쇄시킬거예요 자전거길. 위험해서 폐쇄한다고…]
계단을 따라 지나왔는데 또다시 돌길을 지나가야 합니다.
수천억을 들인 자전거길인데 마음 놓고 자전거를 탈 수 없습니다.
앞으로 이런 길을 또 만든다고 하면 누가 환영할 수 있을까요?
(작가 : 강은혜 / VJ : 김대현 / 영상그래픽 : 장희정 / 인턴기자 : 정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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