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교, 지난 안전점검에서 '양호'...'부실 점검' 의혹 잇따라
[앵커]
무너져 내린 정자교, 하지만 지난해 안전점검에서는 '양호' 등급을 받았습니다.
석 달 전, 엿가락처럼 내려앉은 서울 도림보도육교도 안전등급에서 A 등급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었는데요,
부실 점검으로 인한 교량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박정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자교의 지난해 하반기 정기안전점검 결과표입니다.
민간 안전진단 업체가 구청 의뢰를 받아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석 달 동안 교량을 점검한 뒤 작성했습니다.
당시 정자교가 받은 안전등급은 '양호'.
안전성에 위험을 초래할 만한 손상이나 중대 결함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평가됐습니다.
슬래브나 배수시설에서 일부 문제가 발견되긴 했지만, 최종 결론은 추가적인 안전 진단이 필요하진 않다는 거였습니다.
시설물 안전 및 유지관리법을 보면 정자교는 해마다 두 차례 정기안전점검 말고도 2년에 한 번씩 정밀안전점검도 받아야 합니다.
때문에 앞서 재작년엔 정밀안전점검이 이뤄졌는데, 이때도 안전에 큰 지장이 없다는 판단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안전점검을 시행한 업체가 좀 더 정밀하게 살폈다면, 처짐이나 균열 등 사고의 징후를 포착할 수 있었을 거라고 지적합니다.
[최명기 / 대한민국 산업현장단 교수 : 안전 점검을 하는 과정에서 처짐이라든지 또는 균열이라든지 단차라든지, 이런 부분을 확인했으면 실제 사전에 예방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는 것이죠.]
특히, 다리 전체가 주저앉은 게 아니라, 상판에 덧붙여진 인도 부분만 뚝 떨어지듯 무너져 내린 점에 주목합니다.
차도와 인도 사이 연결구간의 결합력이 약해지면서 사고가 났을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김병욱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안전점검 자체 형식적이었는지 원래 부실시공이어서 다리 자체가 철거해야 하는 다리였는지 면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고요.]
앞서 지난 1월, 갑자기 내려앉은 서울 도림보도육교 역시 직전 안전점검에서 최고 등급인 A 등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부실 점검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은 다리가 주저앉고, 무너지는 일이 잇따르면서 안전점검이 '사고 예방'이라는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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