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北통전부, 간첩행위 지시…우리 통일부도 대응심리전 필요"(종합2보)
한일관계 지적에 "갈등 부추겨 국내 정치 활용은 국민에 대한 예의 아냐"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이동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외교·안보는 우리 국민이 먹고사는 민생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외교·안보 분야 현안과 관련한 제2차 국정과제점검회의를 열고 "국정과 외교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간 연대와 협력은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생존과 국익뿐 아니라 헌법 가치인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와 직결된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어 "복합위기를 맞아 공급망을 강화하고 첨단기술 혁신을 통해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는 데 국가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가 간 안보와 경제, 첨단과학기술 협력이 패키지로 이뤄지는 상황에 주목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고, 한일관계를 정상화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경제안보 협력을 한 단계 도약시킨 점을 성과로 꼽았다.
전방위 '세일즈 외교'를 강조하며 "정부의 모든 외교의 중심은 경제이고, 앞으로도 글로벌 협력을 확대해 원전, 반도체, 공급망 분야의 실질 협력을 강화하고 수출 성과를 이뤄내는 데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 주민의 처참한 인권 유린의 실상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북한인권법 이행 노력을 약속했다.
여기에는 "북한의 인권 실상을 확실히 알리는 것이 국가 안보를 지키는 일"이라는 인식이 깔렸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와 인권을 소중히 여기는 국가는 다른 나라를 침략하거나 도발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북한의 침략과 도발에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단호하게 맞서는 것은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존중하는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인권의 실상이 정확히 알려져야 국제사회도 우리와 연대해 북한이 평화를 깨려는 시도를 억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수사 결과를 보면 국내 단체들이 북한의 통일전선부 지시를 받아 간첩행위를 한 것으로 발표됐다"며 "북한이 통일 업무를 하는 곳에서 그런 일을 한다면 우리 통일부도 우리 국민이 거기에 넘어가지 않도록 대응심리전 같은 걸 잘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북한 인권 침해에 언젠가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관련 자료를 축적하겠다며, 올해 안에 '신통일 미래구상'을 발표하겠다고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대북 상황에 대해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과 연이은 도발로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 상황이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며 확장억제 능력 강화와 한국형 3축 체계 보강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어떤 위협에도 싸워 이길 수 있도록 확고한 대적관과 군기를 확립하고, 실전 훈련으로 전력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와 관련,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게 현안들을 잘 풀어가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재외동포청 신설에 대해서는 "재외동포 보호는 헌법이 정한 책무로서 문화와 경제 분야에서 동포들이 제대로 체감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능과 역할을 창출하기를 기대한다"며 재외동포 의견을 적극 수렴하라고 지시했다고 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1차 국정과제점검회의는 노동·교육·연금개혁과 민생 현안, 지역균형발전 등을 주제로 한 데 이어 이날 2차 회의는 외교, 통일, 국방, 보훈 분야를 다뤘다.
관계 부처 장관들이 직접 정책을 설명했고, 각 분야 전문가와 토론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래 세대를 위해 어떤 한일 관계를 물려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국민과 국익을 최우선한다는 동일한 철학과 원칙을 갖고 (국정과 외교를) 해나가고 있다"며 "대외 관계에서 정부나 정치권이 갈등을 부추겨 국내 정치에 활용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지난 정부에서 북핵 등 주요 정책에 대한 한미 간 간극이 커졌다'고 지적했고,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미국과도) 불편한 이야기도 마음을 터놓고 할 수 있는 관계가 됐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은 "참혹한 북한 인권의 실상에 대해 국민이 잘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최근 밝혀진 것처럼 북한의 간첩이 우리 사회에 깊숙이 활동하고 있다는 것도 국민에게 정확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북핵 위협에 대해 3축 체계를 통한 독자적 능력 강화 등을 강조했고, 임종득 안보실 2차장은 "안보실을 중심으로 경제·안보 부처와 방산업체가 참여하는 협업체를 구성해 방산수출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회의를 마치면서 "외교·안보·통일·보훈 4가지는 측면이 다르지만 하나의 공"이라며 국가 안보는 고도화된 전략체계, 확고한 안보태세와 대적관, 굳건한 동맹과 우방, 외교가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훈에 대해서는 "우리 아이들의 교육이나 학교생활, 그리고 일상생활에 스며드는 보훈 문화를 정립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박대출 정책위의장, 김태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과 한기호 국회 국방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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