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은 재퇴사? '프듀' 조작 잊은 안준영 PD 재입사 촌극[초점S]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프로듀스101' 조작 사태로 실형까지 산 안준영 PD의 재입사를 둘러싼 잡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엠넷이 "간절한 의지를 고려했다"며 수년간 오디션 결과를 조작해 복역한 안준영 PD를 재입사로 다시 품어준 가운데, 대중의 여론이 들끓자 이번에는 재퇴사를 두고 거취를 논의 중이라는 소식까지 들려와 시청자들의 실소를 자아내는 중이다.
안준영 PD는 '프로듀스101' 전 시리즈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투표 결과를 조작해 연습생들의 순위를 바꿔치기하고, 시청자들에게 유료 문자 투표를 독려해 거액의 수익을 올린 사실이 인정됐다.
또한 '프로듀스101'에 참가한 일부 소속사 관계자들로부터 수천만 원의 유흥을 접대받은 사실도 드러나 2년 실형에 3700여만 원의 추징금도 선고받았다. 그러나 안 PD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 싸움을 벌였으나 대법원까지도 이를 인정해주지 않아 그대로 2년 형기를 채웠다.
2021년 11월 출소한 안준영 PD는 두문불출하다 약 1년 5개월 만에 기지개를 켰다. '프로듀스101' 전 시리즈를 연출한 방송사 엠넷 음악사업부로 복귀한 것. "조작에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피해를 책임지겠다"던 CJ ENM은 안준영 PD를 내부로 다시 품는 데서까지도 책임을 다했다.
CJ ENM 내부도 안준영 PD의 재입사를 두고 시끄럽다. 특히 ENM은 전년 대비 영업 이익(1374억 원)이 53.7% 감소하고, 순손실은 1657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하는 등 역대급 수익 악화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 중이다.
이 구조조정 과정 중 일부에서는 고과 등 평가 기준과 상관없이 '피의 숙청'이 이뤄지고 있고, 퇴직을 거부하는 직원들에게 사측이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안준영 PD의 재입사가 전격적으로 이뤄져 내부에서는 "허탈하다"는 볼멘 소리가 터지는 중이다.
한 내부 직원은 스포티비뉴스에 "'범죄자도 품는 회사'라는 일부의 조롱이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라며 "안 그래도 흉흉한 분위기에 이런 일까지 있어 회사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라고 조심스럽게 귀띔했다.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안준영 PD가 재입사 2일 만에 재퇴사를 고려 중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와 함께 엠넷은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내고 안준영 PD의 재입사 결정이 잘못된 일이었다고 사과했다. 비교적 빠른 시일 내 사과문이 나왔다는 점에서 CJ ENM 역시 여론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엠넷은 "안준영 PD 채용 결정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된 판단이었다"라며 "과거의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주고자 했던 결정은 사회의 공정에 대한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경력직 채용에 실망하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채용 기준 관련하여 부족했던 점을 겸허히 수용하고 향후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은 조속히 보완해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엠넷은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으나 안준영 PD의 거취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안준영 PD가 지나친 반대 여론으로 엠넷 내부에서 일하는 것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촌극이 아닐 수 없다. 안준영 PD의 자의든, 엠넷의 결정이든 양측이 꼴이 우습게 된 상황이다. "이럴 줄 몰랐다"고 하기엔 결과가 너무도 뻔히 예상된 중차대한 사건이나, 양측은 사안의 중대함을 몰랐다는 것처럼 이틀 만에 입사와 퇴사를 반복하는 상황에 스스로 놓였다.
엠넷과 CJ ENM은 공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그간 와신상담해왔다. 최근 방영 중인 엠넷 '보이즈 플래닛'에서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관장하는 PwC 회원사 삼일PwC를 통해 투표 결과를 검증하고 있다. 엠넷과 CJ ENM이 오디션을 이어간다는 것에 여전히 의문을 품고 날선 시선을 보내는 시청자들도 있지만, "그래도 소년소녀들의 꿈은 계속돼야 한다"라고 이들의 여정을 주목하는 따뜻한 시선과 목소리들이 점차 모이고 있었다.
이 가운데 CJ ENM과 엠넷은 스스로 공든 탑을 무너뜨렸다. 청기백기 수준으로 손바닥 뒤집듯 한 이들의 패착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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