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4-② 시대 초월한 ‘과나후아토 민속박물관
미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주말 시장에서 채소와 과일을 파는 가게에 들러 사과와 토마토, 그리고 당근과 오이를 샀다. 110페소에 제법 많은 양을 샀다. 우리나라 가격의 3분의 1 정도여서 물가가 싸다는 것을 체감한다.
호텔에 짐을 두고 가벼운 차림으로 과나후아토 역사 지구 도보여행에 나서 호텔 옆에 있는 민속박물관(Museo del Pueblo)으로 간다. 입구에서 시니어 티켓 두 장을 샀다. 밖에서 보기에는 규모가 크지 않으나, 안으로 들어서자 아기자기한 전시 공간이 1, 2층에 가지런히 배치돼 있다.
박물관은 1776년 추리구레스크 양식의 아름다운 전면이 있는 예배당과 마르케스 데 라이아즈 저택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중세 건축물로 건축가 펠리페 데 우레나가 지었다. 두 건축물은 서로 다른 용도로 오랫동안 사용되다가 1979년 박물관으로 개관했다.
박물관은 1, 2층으로 나눠져 있고, 1층 전시실에는 18세기와 19세기의 그림을 전시하는 5개의 방이 있다. 이곳에는 멕시코를 대표하는 메스티소 출신 화가로 특히 초상화를 잘 그린 에르메네질도 부스토스 갤러리가 있다. 그는 관통하는 심리적 힘을 원천으로 세월의 흐름과 시대를 초월하는 감정을 담고, 캐릭터의 몸은 필요한 만큼 크기로 축소하며, 손은 물건을 잡는 데 집중함으로써 또 다른 정체성을 표시하는 방법으로 작품을 구성하는 특징을 가졌다.
에르메네질도 부스토스는 정식으로 미술 공부를 하지 않았음에도 그의 작품은 파리, 런던, 멕시코시티, 도쿄, 스톡홀름 등 세계 여러 곳에서 발표됐다. 1층 전시실에는 이곳 과나후아토 출신 화가 호세 차베스 모라도의 갤러리가 있고, 그 외에도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그림을 잘 그렸던 리베라, 오로스코와 함께 벽화 예술의 선구자인 다비드 알파로 시케이로스의 작품도 전시하고 있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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