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독립기념사업’… 민족혼 부활 [인사이드 경기]
화성시는 일제강점기 시대 전국에서 가장 민중적이고, 공세적인 독립운동이 일었던 지역 중 하나다. 제암리를 비롯해 우정읍, 장안면, 송산면 등 지역 곳곳에서 농민들은 일제의 만행에 당당히 맞서기 위해 봉기했다. 갖은 고문은 물론 죽음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들의 피와 땀은 곧 ‘독립’이라는 결실이 됐다. 선진 대한민국의 초석이 된 셈이다. 시는 이들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후대에 계승하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화성형 ‘독립기념사업’에 대해 살펴본다.
■ 순국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 계승 앞장
시는 화성지역 순국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키 위해 곳곳에 독립운동 성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4·15 제암·고주리 학살사건의 발생지의 독립운동기념관 건립사업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6년 4월부터 사업비 424억원을 투입해 향남읍 제암리 321번지 일원에 기념관을 짓고 있다. 독립운동기념관은 지하 1층~지상 1층, 연면적 5천310㎡ 규모다. 상설·기획·어린이 전시실, 수장고, 교육실, 다목적 강당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올해 12월 준공 예정이며, 내년 1월 임시 개관을 통해 전시물 수정 및 보완 작업을 거쳐 4월부터 정식 개관할 계획이다.
앞서 시는 지난 2019년 우정읍·장안면 지역에 ‘화성 3·1 운동 만세길’도 조성했다. 예산 8억8천500만원을 투입해 만세운동을 재현한 31km 길(3개 코스)을 만들었다. 차희식·백낙열·최진성 선생 집터를 비롯해 개죽산 횃불 시위터, 수촌리 (수촌교회), 옛 장안면사무소터, 김연방 묘소, 옛 우정면사무소터, 한각리 광장터, 화수리 주재소터 등을 돌며 만세운동을 체험할 수 있다. 도슨트(해설사)와 함께하는 스탬프 투어도 가능하다. 투어를 완주할 경우 기념품으로 훈장도 지급한다.
이와 함께 시는 만세운동 당시 일본 순사부장을 처형했던 송산면 사강리에 독립운동가 마을을 조성했다. 지난 2020년 12월 문을 연 독립운동가 마을(사업비 3억8천500만원)에는 독립운동가 생가를 비롯해 독립운동 상징 조형물, 유허지 안내판 등을 통해 항일운동 당시를 체험할 수 있다.
아울러 시는 지난해 12월 예산 3억9천만원을 들여 향남읍 제암리·발안리·평리·장짐리·도이리 일원에 4.4km 길이의 ‘발안만세거리’도 만들었다. 이곳 역시 홍원식·안종락·안관순·김정현·김덕용 등 독립운동가 집터와 일본인 소학교터, 제암리 순국선열 유해발굴터 등 다양한 유허지를 둘러볼 수 있다.
■ 전국 최초 ‘독립운동 자료총서’ 발간
시는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독립운동 자료총서’를 발간하고 있다. 자료총서에는 독립운동 구술증언, 기증유물, 소설 문학, 사료 등 화성지역 독립운동사와 관련된 자료들이 수록된다. 각종 신문조서, 유치장, 구류장, 상소원, 보석원, 사건이송서, 현장검증조서, 공판시말서, 탄원서 등 형사소송 과정에서 생산된 모든 자료를 세세히 다뤘다.
첫 작품은 2015년에 발간한 ‘3·1 독립운동 재판기록’과 ‘유산(遺産)’ 등 2권이다. ‘3·1 독립운동 재판기록’은 송산·서신, 장안·우정 지역 주요 독립운동가들의 형사재판절차와 판결내용 등을 한 데 모아 엮었다. ‘유산’은 독립운동가의 가계·행적과 후손의 생활을 그들이 간직했던 유물을 통해 재조명했다.
2016년에는 화성지역 주민들이 강제징용의 경험을 채록한 ‘강제동원 구술자료집Ⅰ·Ⅱ·Ⅲ’을 발간했다. 그간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화성지역 독립운동가들의 강제징용 사례를 지자체 최초로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강제동원의 강제성을 입증할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는 일본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귀중한 자료이기도 하다.
2017년에도 ‘나의 독립운동가 아버지를 말하다’와 ‘한국의 독립과 평화’, ‘독립유공자 후손’ 등을 펴냈다. ‘나의 독립운동가 아버지를 말하다’는 미서훈 독립운동가 후손의 구술자료집 형태이며 ‘한국의 독립과 평화’는 1919년 임시정부 파리위원부가 4.15 제암리 학살사건 내용을 작성한 ‘Lindépendance de la Corée et la paix’를 발굴·번역한 것이다.
이어 지난 2020년과 2022년에는 화성출신 독립운동가 김교헌을 심층적으로 다룬 ‘배달의 역사 새길을 열다’와 장안·우정지역 3·1운동 형사소송기록 전량을 담은 ‘장안·우정면 3.1운동 형사재판기록’을 출간했다.
시는 이 총서들은 기존 중앙정부에서 발간한 총서에 존재하는 누락과 오역 등 한계를 극복한 귀중한 자료로써 가치가 높다고 보고 있다.
■ 미서훈 독립운동가 발굴·서훈 추진
시는 또 2013년부터 화성지역 출신 독립운동가를 발굴해 국가보훈처에 서훈을 신청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조국 독립에 투신했음에도 공적이 없거나 가족 피해 등을 고려해 이명을 사용한 독립운동가를 대상으로 공로의 등급에 따라 훈장이나 포장을 주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시는 일제강점기 당시 수형인명부와 폐기인명부, 제적부, 판결문, 지역 사료 등을 분석해 왔다. 화성지역 독립운동가 현황 조사를 비롯해 미서훈 독립운동가 추출, 독립운동 행적 자료 및 증거자료 수집·검토, 독립운동 이후 포상 결격사유 검토, 공적조서 및 생애사 정리, 후손 면담, 포상 신청 등이다.
이같은 노력으로 ▲송산면 홍복용(대통령 표창) ▲우정읍 김흥식(애국장) ▲동탄 박광남(건국포장) ▲장안면 이학서(대통령 표창) ▲양감면 장주문(애국장) 등 15명의 서훈을 이끌어냈다. 올해에도 김정두 등 5인에 대한 서훈을 신청하는 등 사업을 지속 추진 중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께 새로운 화성지역 독립운동사를 알리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각종 독립운동 기념사업을 통해 애국선열들의 희생정신을 계승 발전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수철 기자 scp@kyeonggi.com
김기현 기자 fact@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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