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다리 무너져 누나가 죽을 거라 상상했겠나" 유족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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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교량이 무너져 숨진 30대 여성 A씨의 남동생은 "대한민국에서 갑자기 다리가 폭삭 주저앉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라며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5분께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00-3 번지에 위치한 정자교가 무너졌다는 신고가 119종합상황실에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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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차량·사람 통행 많아..다리 밑엔 산책로 조성
2021년 정밀안전진단 C등급→2022년 양호
소방당국 전날 폭우 영향 추정..경찰 원인규명 조사 착수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5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교량이 무너져 숨진 30대 여성 A씨의 남동생은 “대한민국에서 갑자기 다리가 폭삭 주저앉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라며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 선착대는 길이 100m 왕복 6차선 규모 교량 중 차도 일부 및 인도 50m가량이 붕괴된 사실을 확인, 48명의 인력과 16대 장비를 동원해 인근 차량을 통제하고 교량 하류부근에 대한 수색을 진행했다.
붕괴사고가 발생한 정자교는 1993년 준공된 노후교량으로 지난 2020년 내진성능 보강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정밀점검에선 교량 노면 등에 보수가 필요한 C등급을 받았지만, 지난해 정기안전점검에서는 안전등급 ‘양호’를 받았다.
이날 오후 6시 30분쯤 A씨의 빈소가 마련된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에서 연합뉴스 취재진과 만난 A씨의 남동생은 “처음에 사고 소식을 듣고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했다”며 “출근길에 다리가 무너져 누나가 사고로 죽었다는 말이 믿기지 않아 뉴스를 보기 전까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며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동생에 따르면 붕괴된 정자교 보행로는 평소 A씨가 3년 전 차린 정자역 인근 1인 미용실의 출·퇴근길로 이날도 예약손님을 받기 위해 다리를 지나던 중이었다.
동생은 “누나는 헤어 디자이너의 꿈을 안고 영국으로 유학까지 다녀올 정도로 자신이 하는 일에 진심이었다”며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기 위해 정자동에 홀로 살며 3년간 가게를 꾸려왔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왜 하필 그 시간에, 누나가 지나가던 쪽의 보행로가 무너져서 사고가 났는지 아직도 믿을 수 없다”고 절규했다.
분당신도시와 함께 조성된 정자교 보행로는 출퇴근 시간 차량과 인근 학원가와 지하철역을 오가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다리 밑에는 산책로와 벤치 등이 있어 시민들이 쉬어가는 곳이다.
소방당국은 전날 밤부터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지면서 노후 교량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유족과 협의를 거쳐 사망자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고, 붕괴 원인과 성남시 안전진단의 적절성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신상진 성남시장(국민의힘)은 이날 긴급브리핑에서 “(정자교는) 지난해 8∼12월 정밀점검 결과에 따라 바닥판과 단면보수를 마쳤다”면서도 “올해 2월 외부업체에 의뢰해 추가 정밀점검을 추진하고 있었다. 이런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관내 교량들에 대한 긴급안전점검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화빈 (hwa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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