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딛고 서울시향과 협연하는 공민배 "음악은 제 전부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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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 장애를 가진 바이올리니스트 공민배(18·화성나래학교) 군은 5일 세종문화회관 내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바이올린을 켤 때 무슨 생각을 하냐는 물음에 "좋은 생각이 들고 마음이 차분해집니다"라고 답했다.
서울시향의 사회공헌 프로젝트인 '행복한 음악회, 함께!'를 통해 공군을 가까이에서 지도해 온 서울시향 최해성 단원(바이올린)은 "민배 군을 가르치면서 오히려 배우는 게 더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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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때 자폐 스펙트럼 판정…모친 "바이올린 하며 모든 게 좋아져"
리허설 때 판즈베던 감독에게 "템포 더 빨리" 요구하기도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멋진 연주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제게 음악은 전부입니다!"
발달 장애를 가진 바이올리니스트 공민배(18·화성나래학교) 군은 5일 세종문화회관 내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바이올린을 켤 때 무슨 생각을 하냐는 물음에 "좋은 생각이 들고 마음이 차분해집니다"라고 답했다.
멋진 연주란 무엇이냐는 질문엔 "즐거운 마음, 편안한 마음, 그리고 즐거운 마음"이라고 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복잡한 생각의 편린들을 하나하나 소중하게 붙잡으려는 듯 그는 느리지만 또박또박 힘주어 답했다.
5세 때 자폐 스펙트럼 장애 판정을 받은 뒤 부단한 단련으로 수준급 바이올린 실력을 갖추게 된 그는 오는 7일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개최하는 사회공헌 음악회 무대에 선다. 그는 야프 판즈베던 서울시향 차기 음악감독이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협연으로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을 들려줄 예정이다.
자신이 연주할 곡이 어떤 느낌의 곡이냐고 묻자 그는 "우아하고 감미롭다"고 표현했다.
공군은 이날 멘델스존 협주곡 1악장의 앞부분을 잠시 선보였다. 그가 연주에 깊이 몰입해 있을 때 판즈베던이 감독이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연주를 흐뭇한 눈길로 유심히 들은 그는 "좋은 바이올리니스트이자 훌륭한 한 사람이다. 음악적으로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판즈베던과 서울시향은 공군과 1시간가량 함께 리허설을 했다. 판즈베던은 자신이 공군을 배려해 템포를 느리게 가져가려고 하자 공군이 "좀 더 빠르게 해달라"고 당당히 요구했다면서 대견하다는 듯 웃었다.
이번 콘서트는 평소 음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해 온 판즈베던이 서울시향에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본인 역시 무보수로 지휘봉을 잡는다.
판즈베던은 1997년 모국 네덜란드에서 자폐 아동을 돕는 '파파게노 재단'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그의 셋째 아들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자폐를 가진 친구들을 제가 잘 압니다. 아주 순수하지요. 그리고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더 재능이 있는 친구들이 많아요. 이런 기회를 마련해주셔서 참 감사드립니다."
판즈베던은 저녁에 생방송 라디오 출연이 있어 가봐야 한다면서 공군을 꼭 끌어안은 채 등을 한참 두드려 준 뒤 자리를 떴다.
공군의 엄마 임미숙 씨도 잠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자폐아를 둔 부모들에게 무슨 악기가 됐든 음악을 하는 것을 꼭 추천하고 싶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아들이 음악을 하면서 정말로 모든 것이 좋아졌어요. 그 전엔 이런 공간(서울시향 연습실)에 있으면 가만히 있지도 못했고, 너무 예민해서 귀를 꼭 막고 다녔는데 지금은 귀도 안 막고, 이렇게 눈맞춤도 잘 하지 않습니까. 10점이 만점이라면 8점까지는 온 것 같아요. 우연한 기회에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서 학원에서 바이올린을 시켰는데 그 계기가 바로 이 아이를 살렸다 싶어요."
서울시향의 사회공헌 프로젝트인 '행복한 음악회, 함께!'를 통해 공군을 가까이에서 지도해 온 서울시향 최해성 단원(바이올린)은 "민배 군을 가르치면서 오히려 배우는 게 더 많다"고 했다.
"너무나 순수한 영혼이죠. 저희가 이 친구들에게 배우는 게 더 많다고 생각해요. 이런 프로젝트가 있어서 기쁘고, 오래 갔으면 합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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