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뇌물·폭력…'기습 사면' 100인 공개, 홀로 남은 정몽규 회장

박대성 기자 2023. 4. 5.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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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3월 A매치 기간에 '기습 사면'을 시도했다.

하태경 의원실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사면 대상자 목록에 따르면, 승부조작 관련 48명 외에 금전 비리 8명, 선수·심판에 대한 폭력 5명, 실기테스트 부정행위 4명 등 알려지지 않은 52명의 사면 대상자 명단이 추가로 공개됐다"고 설명했다.

'기습 사면' 발표 뒤에 협회 부회장단과 이사진 전원이 일괄 사퇴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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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규 회장이 '기습 사면' 발표를 사과했고 전면 철회를 알렸다 ⓒ연합뉴스
▲ 고개 숙인 정몽규 회장, 협회 이사진도 '기습 사면' 철회 뒤에 모두 사퇴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3월 A매치 기간에 '기습 사면'을 시도했다. 비판 여론에 못 이겨 철회했는데 최근에 명단이 공개됐다. 승부조작을 포함해 뇌물, 폭력 등 무거운 죄질이 수두룩했다.

협회는 지난달 28일 우루과이전을 한 시간 앞둔 상황에 '기습 사면'을 발표했다.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월드컵경기장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었고, 징계중인 축구인 100명에 대해 사면 조치를 의결했다"고 알렸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고 있는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점은 2011년 한국 축구 근간을 뒤흔든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48인도 포함된 것이었다.

협회는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과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하고 축구계 화합을 위한 결정"이라며 기습 사면 배경을 알렸다. 하지만 무거운 죄질을 몇 시간 만에 통과한 졸속 행정과 사면과 월드컵 성적이 무슨 관계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기습 사면' 발표 3일 만에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징계 사면 건을 철회했다. 정몽규 회장은 "승부조작이 스포츠 근본 정신을 파괴하는 범죄 행위라는 점에 다른 의견이 없다. 결과적으로 사려 깊지 못한 판단이었다. 미흡했던 결정을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축구팬,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축구 근간을 흔들었던 범죄자를 왜 사면하려고 했는지, 100인은 누구인지 이유를 들을 수 없었다. 이사회에 참석했던 이영표, 이동국 부회장과 조원회 사회공헌위원장의 "죄송하다"는 말이 전부였다. 예전에 협회 전무를 수행했던 홍명보 감독에게서 "내가 있을 때도 사면 이야기가 있었다"는 전언으로 유추만 할 수 있었다.

5일 하태경 국민의 힘 국회의원 보도자료로 100인 명단을 알 수 있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성만 기입된 명단이었지만 징계 사유와 비위 행위가 공개됐다. 승부 조작 관련 48명 외에 금전 비리, 폭력 행위 등 제명, 무기한 자격정지를 받은 인원이 포함된 거로 밝혀졌다.

하태경 의원실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사면 대상자 목록에 따르면, 승부조작 관련 48명 외에 금전 비리 8명, 선수·심판에 대한 폭력 5명, 실기테스트 부정행위 4명 등 알려지지 않은 52명의 사면 대상자 명단이 추가로 공개됐다"고 설명했다.

'기습 사면' 발표 뒤에 협회 부회장단과 이사진 전원이 일괄 사퇴를 표명했다. 톱-다운 방식으로 결정했던 정몽규 회장만 남았다. 명단과 죄질까지 공개된 상황이라 비판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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