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美 하원의장 ‘역대급 만남’… 中 의식해 비공개로 [양안 위기 고조]
방미 차이잉원, 매카시와 LA 인근 회동
臺 지도자와 마주한 美 최고위급 기록
RFA “공화·민주당 하원의원 17명 동석”
차이, 중미서 中의 민주주의 위협 강조
온두라스 단교 이후 ‘도미노 효과’ 우려
“中이 우의 훼손 … 함께 노력하자” 역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미국 권력서열 3위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을 5일(현지시간) 만난다. 이는 대만 역대 지도자가 만난 미국 정치인 중 최고위급 인사로, 회동은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비공개로 이뤄진다.
애초 차이 총통과 매카시 의장의 회동 장소는 대만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매카시 의장이 취임 전부터 대만을 방문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매카시 의장의 대만행이 점쳐졌었지만, 중국의 대규모 반발을 고려해 차이 총통이 미국을 찾는 것으로 바뀌었으며, 미국 내 일정을 비공개로 진행하는 ‘로키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차이 총통과 매카시 의장의 회동에 미국 공화·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17명도 동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대만과 미국 사이의 공식 수교는 1979년 미국이 중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하면서 끊어졌지만 양국은 꾸준히 비공식적인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역대 대만 총통들과 미국 정치인들의 비공개 회동도 이 중 일부로, 2013년 마잉주(馬英九) 당시 총통은 중남미 순방길에 미국 뉴욕에 들러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 등과 만난 바 있다.
다만 친중파로 알려진 마 총통이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애쓴 것으로 알려졌고, 중국은 당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2000년에는 천수이볜(陳水扁) 당시 총통이 중남미 순방 중 미국에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을 비밀리에 만났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미국과 대만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차이 총통은 중미 순방에서 연일 중국에 위협받는 민주주의를 강조하며 국제 사회에 대만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대만의 중미 핵심 수교국인 온두라스가 단교한 이후 ‘도미노 효과’를 우려해 중미 국가들과의 우호를 강조했다.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지난 3일 오전 중미 수교국인 벨리즈 국회에서 “일부 국가(중국)가 우리의 우의를 훼손하려고 시도한다는 것을 안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민주 국가와 상호 협력해 목표를 실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역설했다.
그는 “권위주의 정권의 팽창주의에서 오는 위협이 가장 큰 도전”이라며 “지난해 벨리즈 상·하원을 통과한 ‘2022 대만 국제조직참여 결의안’과 최근 채택된 ‘민주 대만 지지 결의안’ 등 벨리즈 정부와 의회의 굳건한 우의와 지지가 우리에게 의미가 매우 크다”고 우호를 강조했다.
중남미 수교국 찾은 차이 총통 4일(현지시간) 대만의 수교국 벨리즈를 찾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가운데)이 지역 여성들로부터 받은 벨리즈·타이완 양국 국기와 맞잡은 손이 수놓인 선물을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짓고 있다. 지난달 말 미국을 경유해 중남미 우방국인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순방한 차이 총통은 5일 귀국길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들러 캐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회동했다. 벨리즈시티=AP연합뉴스 |
앞서 방문한 과테말라에서 차이 총통은 “대만은 민주 파트너 및 우방과 각 분야에서 더욱 많은 협력과 진전이 있었으며 과테말라에서는 대만 교민이 건설, 제조, 식품가공 및 무역 등 각 분야에서 풍성한 성과를 거뒀다”며 “대만이 세계를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우중 기자,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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