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규모 산림 벌채, 알고 보니 ‘골프장 예정지’
[KBS 광주] [앵커]
구례군에서 최근 축구장 30개 정도 되는 대규모 산림 벌채가 이뤄졌습니다.
재선충 예방이 목적이라는데, 그런데 이곳에 골프장 조성이 추진되고 있어 개발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유승용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산 중턱이 민둥산이 됐습니다.
급경사지까지, 경계선 안의 숲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구역 안 나무 전체를 제거하는 '모두베기'로 대규모 벌채가 이뤄진 겁니다.
이같은 아름드리를 포함해 최근 이 일대에서 베어진 나무가 적게는 수백 그루, 많게는 천 그루가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근에선 또 벌채가 진행 중입니다.
임시로 만든 작업 도로 주변으로 곳곳에서 나무를 베내고 있습니다.
[전경숙/구례군 산동면 주민 : "무차별 그냥 선별 없이 그렇게 베는 건 저는 제 지식으로는 이해가 불가능해요."]
작업자들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벌채 작업자/음성변조 : "(재선충 방제가)모두 베기 형식으로 바뀌었거든요. 저희도 군청에서 허가를 적법하게 받아서 하는데. (그러면 이 작업은 누가 의뢰를 한 거에요?) 산주가 한 거죠."]
방제계획 승인 내역을 살펴보니 제거 나무가 만 천6백 그루가 넘습니다.
21ha, 축구장 30개 면적입니다.
산 주인은 재선충병 예방 차원에서 소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대신 다른 나무를 심겠다며 '입목벌채 허가'를 받았습니다.
[최현주/구례군 산림경영팀장 : "친환경 벌채를 준수해서 하는 지 저희들이 계속 살펴보고 있고요. 이분들이 끝나고 나면 3년 이내 조림 의무가 있습니다."]
벌채지와 지리산 국립공원 경계까지 거리는 2백여 미터 남짓.
과거 골프장 개발을 추진하다가 산림훼손 우려와 주민 반대로 무산됐던 곳입니다.
벌채 허가를 내준 구례군은 지난달 민간 업자와 골프장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습니다.
[윤주옥/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대표 : "환경영향평가라든가 주민들이 숲을 지켜야한다고 하는 그런 마음들을 이미 (나무를) 베어냄으로 인해서 통과를 편하게 하려고…."]
구례군은 산림벌채와 골프장 사업은 별개이고, 개발 사업 공식 인허가 절차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유승용입니다.
유승용 기자 (hara1848@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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