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닮아도 너무 닮았다?” 카카오에 뿔난 ‘택진형’, 소송까지 간다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너무 똑같다 했더니 결국…”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달 야심차게 선보인 신작이 출시 보름 만에 표절 소송에 휘말렸다. 엔씨소프트가 카카오게임즈를 겨냥해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결국 칼을 빼든 것이다. 국내 신구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기업간 법적 분쟁의 서막이 올라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제가 된 것은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달 21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신작 게임 '아키에이지 워'다. 올해 카카오게임즈의 반등을 이끌 기대작 중 하나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은 게임이다.
실제로 지난 달 20일 사전 다운로드 시작 5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순위 1위에 오른 데 이어 21일 정식 출시 후에는 매출 순위 1위까지 달성했다. 출시 3일 만에 구글 플레이에서도 매출 순위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엔씨소프트의 대표작 '리니지2M'과의 유사성을 지적하며 “이름만 가리면 리니지랑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 “이건 그냥 리니지다”, “택진이형이 소송 걸어야 한다”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리니지2M 이용자를 그대로 끌어 오겠다는 의도가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임 유튜버들도 개인 방송에서 '아키에이지 워'와 '리니지2M'의 화면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며 메뉴 구성부터 하단 상태창, 거래소 시스템, 아이템창 등이 전반적으로 지나치게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참다 못한 엔씨소프트는 결국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단순히 장르적으로 유사한 수준을 넘어 엔씨소프트의 지식재산권(IP)을 무단으로 도용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자칫 리니지 이용자를 뺏길 수 있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 측은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가 '리니지2M'의 콘텐츠와 시스템을 다수 모방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사내외 전문가들의 분석과 논의를 거쳐 자사 IP 보호를 위한 소송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소송을 당한 피고 명단에는 카카오게임즈 외에 엑스엘게임즈도 포함됐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로, 이번 표절 논란에 휩싸인 '아키에이지 워' 개발사다. 과거 엔씨소프트에서 리니지 개발을 주도한 송재경 대표가 2003년 설립했다.
송재경 대표는 현재 엑스엘게임즈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리니지의 아버지’로 불리는 송재경 대표가 이끌고 있는 만큼 이번 '아키에이지 워'의 리니지 표절 논란 역시 예견된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엑스엘게임즈는 수년간 영업적자에 빠져 있어 반등을 모색할 신작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엑스엘게임즈 인수 3년 만에 엔씨소프트와 소송전을 벌이게 돼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20년 2월 엑스엘게임즈의 지분 약 53%를 1181억원에 취득하며 자회사로 품었다. 당시 엑스엘게임즈는 카카오게임즈의 MMORPG 게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줄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엔씨소프트가 이날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카카오게임즈 주주들은 “엔씨한테 빨리 사과하고 서비스 종료하라”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그동안 국내 1세대 온라인 게임인 리니지 IP를 모방한 게임들의 등장과 퇴장을 숱하게 지켜본 엔씨소프트는 단호한 입장이다. ‘장르적 유사성’ 수준으로 용인하지 않고 리니지 IP 사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에겐 책임 있는 자세와 입장을 요구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21년 웹젠의 'R2M'이 '리니지M'을 모방했다며 역시 소송을 제기해 현재 1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엔씨소프트 측은 "IP는 장기간의 연구개발(R&D)을 통해 만들어 낸 결과물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하는 기업의 핵심 자산"이라며 "이번 법적 대응은 엔씨소프트의 IP 보호뿐 아니라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게임 콘텐츠 저작권 기준의 명확한 정립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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