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 정적 죽이기” 프레임 씌워 반격 [美 역대 대통령 사상 첫 기소]

박영준 2023. 4. 5. 19: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급진 좌파 미치광이들은 법 집행 기관을 이용해 선거를 방해하려고 한다.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

미국 대통령 중 사상 처음으로 형사 사건으로 법원에 공개적으로 불려가는 망신을 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겨냥한 기소를 조 바이든 행정부의 2024년 대선용 '정적 죽이기'로 규정하고 본격적인 반격을 시작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성 지지층 겨냥 세 결집 호소
“美 경제·외교 엉망” 바이든 공격
“사법을 무기화” 공화당 단일대오
‘反트럼프’ 롬니도 “정치적 기소”

“급진 좌파 미치광이들은 법 집행 기관을 이용해 선거를 방해하려고 한다.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

미국 대통령 중 사상 처음으로 형사 사건으로 법원에 공개적으로 불려가는 망신을 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겨냥한 기소를 조 바이든 행정부의 2024년 대선용 ‘정적 죽이기’로 규정하고 본격적인 반격을 시작했다. 위기를 기회 삼아 강성 지지층을 결집해 차기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트럼프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발동한 것이다.
안방선 ‘기세등등’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4일(현지시간) 기소인부 절차를 마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바로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자택에 돌아가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환호하고 있다.
팜비치=A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뉴욕주 형사법원에서 기소인부 절차를 마친 뒤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집으로 돌아가 한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수사 당국에 날을 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기소한 앨빈 브래그 맨해튼지검 검사장을 “급진 좌파 검사”라고, 기소인부 절차를 진행한 후안 메르찬 판사에 대해서는 “트럼프를 혐오하는 판사”라고 공격했다.

그는 이번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지만 2021년 1월6일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 선동 혐의와 대통령 퇴임 당시 백악관 기밀문서를 무단반출 혐의를 동시에 수사하고 있는 잭 스미스 특별검사에 대해서는 “잭 스미스라는 미치광이가 매일 나의 직원들에게 감옥에 보내겠다고 협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추문 입막음’의 서막을 연 본인을 둘러싼 여러 의혹과 혐의를 한꺼번에 바이든 대통령 측의 정치 공세로 엮어 무력화하려는 시도다. 동시에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은 엉망”이라며 차기 대선 유력 경쟁자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는 “경제는 엉망이고, 인플레이션은 통제 불능”이라며 “러시아가 중국과 합세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중국과 북한이 함께 위협적이고 파괴적인 연합을 결성했다”고 바이든 행정부를 비난했다.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출석한 뉴욕시 형사법원 앞 공원을 가득 메운 시위대와 취재진.    뉴욕=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본격 수사로 정권 탈환이 불투명해진 공화당은 총결집 태세다.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인부 절차가 종료된 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브래그 검사장을 겨냥해 “브래그가 연방 사법 절차를 무기화한 것에 의회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화당 중진인 테드 크루즈,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각각 “이번 기소는 천박하며 이 정치적 박해는 우리나라의 어두운 날이 될 것”, “정치가 되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었다”고 날을 세웠다.

공화당 내 대표적 반(反) 트럼프 인사인 밋 롬니 상원의원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성과 행동은 공직에 적합하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뉴욕 검찰이 형사 중범죄 혐의로 기소한 것은 정치적 목적을 위한 것으로 본다”고 지적하며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이런 결집이 얼마나 계속될지 알기 어려운 데다 유죄 선고 가능성이나 의회 폭동 사태 선동 수사 등 향후 대선 과정을 흔들 변수가 적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리시 쿠라우스 뉴헤이븐대 박사는 NBC 방송에 “문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기반만으로 대선을 이길 수 없다는 점”이라면서 “진짜 문제는 무당층이나 공화당 대 온건파에 이번 사건이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라고 말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