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왕’ SSU 출신 소방관…20년 지나 ‘합격취소’ 이유가

2021년 18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본 기사와 관련 없음. [박형기 기자]

20년 동안 각종 사고현장에서 인명구조에 앞장 서온 경력직 소방관이 뒤늦게 응시 자격 미달로 ‘합격 취소’되는 일이 발생했다.

5일 경남소방본부와 창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창원지역 한 소방서에서 근무하던 A씨(40대)는 해군 해난구조대(SSU) 경력을 인정받아 2003년 구조대원 경력직에 합격했다.

A씨는 이후 각종 수상·산악·화재 현장에서 솔선수범해 구조 활동을 펼쳤고, 한 소방관대회에서는 구조왕에 뽑혀 1계급 특별진급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소방 당국이 지난 3월 10일 돌연 A씨에 대한 최종 합격 취소 결정을 내렸다. 같은달 국민신문고에 올라온 A씨가 임용 당시 자격 미달이었다는 민원이 확인 결과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내용인 즉, 경력직 모집 당시 지원 요건 중 하나가 ‘특수부대 경력 3년 이상인 자’였는데 A씨는 SSU에서 2년 1개월을 근무했던 것이다.

당시 A씨가 제출한 군 경력 증명서는 병적증명서였는데 해당 문서에는 군 생활 전체 기간만 표시돼 있을뿐 계급·월별 업무 등 상세한 기록이 없어 소방 당국이 군 생활 전체 연수(4년)만 보고 임용 서류를 통과시킨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개선돼 상세한 군 경력이 표기된 ‘군 경력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창원소방본부는 임용 취소 처분을 검토하고 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A씨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수사 의뢰할 수도 있지만 공소시효가 이미 지났고, 채용 담당자 징계도 처벌 기간이 만료됐다”고 말했다.

A씨는 창원소방본부에 “고의로 경력을 부풀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