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끈 학폭 재판 3회나 불출석해 패소한 변호사... 유족 "억장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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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흑서' 저자로 알려진 권경애 변호사가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의 법률대리를 맡은 뒤 재판에 3회 연속 불출석하는 바람에 소송 자체가 취하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이씨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딸의 학교폭력 사건 소송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도무지 연락이 없어 변호사 사무실로 찾아가니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소송이 취하됐다'고 하더라"며 "가해자들이 재판에서 승소했다고 떠들고 다니겠구나 생각하니 미칠 것 같고 억장이 무너지다 못해 망연자실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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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애 변호사 항소심 불출석 탓 '황당 종결'
유족 "법을 잘 아는 변호사가 딸을 두 번 죽인 것"
'조국 흑서' 저자로 알려진 권경애 변호사가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의 법률대리를 맡은 뒤 재판에 3회 연속 불출석하는 바람에 소송 자체가 취하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유족 측은 "법을 잘 아는 변호사는 딸을 두 번 죽인 것이며 자식 잃은 어미의 가슴을 도끼로 찍고 벼랑으로 밀었다"며 울분을 토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족 이모씨는 2016년 서울시·학교법인 및 관계자들·학교폭력 가해자 등 38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딸이 중·고등학교 시절 물리적 폭력과 사이버 폭력 등 집단 따돌림을 당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였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2월 소송 제기 6년 만에 가해 학생 부모 1명의 책임을 인정하고 5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19명을 상대로 항소했고, 가해 학생 부모도 항소했다.
그러나 이씨의 항소는 지난해 11월 10일 자로 취하됐다. 항소가 취하된 이유는 이씨 변호를 맡은 권 변호사가 재판에서 3회나 불출석했기 때문이었다. 민사소송법에 따르면 소송당사자가 항소심 재판에 2회 출석하지 않으면 1개월 이내에 기일을 지정해 신청할 수 있다. 이마저도 출석하지 않으면 항소가 취하된 것으로 본다. 항소심 법원은 지난해 11월 24일 가해 학생 부모 측의 항소는 받아들여 원고 패소 결론을 내렸다. 이씨는 패소 사실을 알지 못해 대법원에 상고하지도 못했다. 항소 취하는 상고 자체가 안 된다. 2016년 시작된 소송이 7년 만에 허무한 결론으로 끝난 것이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유족은 분통을 터뜨렸다. 이씨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딸의 학교폭력 사건 소송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도무지 연락이 없어 변호사 사무실로 찾아가니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소송이 취하됐다'고 하더라"며 "가해자들이 재판에서 승소했다고 떠들고 다니겠구나 생각하니 미칠 것 같고 억장이 무너지다 못해 망연자실하다"고 토로했다. 권 변호사는 항소가 취하된 지 4개월이 넘도록 유족에게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았다.
권 변호사가 이씨의 공개 사과문 작성 요구를 거부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이씨는 "권 변호사가 공개 사과문을 올리면 자기는 매장된다면서 그것만은 봐달라고 애원했다"며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한 채 8년이라는 시간을 산산이 박살 내놓고는 알량한 변호사의 위신만 챙기는 말에 얼굴을 쳐다보는 것도 끔찍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그러면서 "소송이 취하되고 '자신도 너무 힘들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고 말하는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조국을 비판하고 이재명을 비판하고 정치를 비토하면서 똑똑한 척은 다했다"고 지적했다.
유족은 법원이 가해 학생 부모 측의 항소를 받아준 것도 권 변호사의 불성실함이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이씨는 한국일보 통화에서 "항소심 변론 문제를 말하자면 끝이 없다"며 "내가 지적을 해도 매번 상황 탓을 했다"고 말했다.
유족은 되레 피고 소송비용 부담을 걱정하고 있다. 1심 재판부가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릴 때 소송비용을 모두 원고에게 부담시켰기 때문이다. 이씨는 "지인이 '거액의 소송비 청구가 쏟아져 들어올 거라면서 어떡하냐'고 걱정했고 서울시교육청은 가장 발 빠르게 청구가 들어갔다고 한다"며 "청소 노동자로 풀칠하고 있는 제가 절대 감당 못 할 일"이라고 토로했다.
한국일보는 권 변호사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했지만 전원이 꺼져 있었다.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
이정원 기자 hanak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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