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적 시장격리 대신 ‘생산조절형 변동직불제’ 도입해야” [‘양곡관리법’ 거부…대안은⑤]

양석훈 2023. 4. 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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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일 국무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을 의결했다.

국회로 돌려보낸 개정안은 사실상 폐기되고 2021년 쌀 수확기부터 점화된 양곡관리법 논란이 결국 '빈손'으로 끝나버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농민신문> 은 우리 주곡이자 농정의 중심에 있는 '쌀'에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양곡관리법 거부권 이후'의 대안을 모색한다.

Q1. 양곡관리법 논란의 핵심은 '수요초과 쌀 관리방식'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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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양곡관리법’ 거부…대안은]
⑤양승룡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국무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을 의결했다. 국회로 돌려보낸 개정안은 사실상 폐기되고 2021년 쌀 수확기부터 점화된 양곡관리법 논란이 결국 ‘빈손’으로 끝나버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는 ‘전략작물직불제’로 쌀 수급 균형을 맞추고 비상 상황에는 시장격리를 하겠다는 대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벌써 큰폭의 쌀소득 감소를 경험한 농민 입장에선 잘 와닿지 않는 얘기다. 2020년 변동직불제(쌀 목표가격제) 폐지로 쌀값 완충장치를 잃어버린 쌀 생산농가들은 소득 안정을 위한 대안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농민신문>은 우리 주곡이자 농정의 중심에 있는 ‘쌀’에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양곡관리법 거부권 이후’의 대안을 모색한다. 양승룡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의 의견을 들어봤다.

시장격리는 사후적 조치, 대증요법에 불과

Q1. 양곡관리법 논란의 핵심은 ‘수요초과 쌀 관리방식’에 있었다. 바람직한 초과 쌀 관리방식은.

▶최근 양곡관리법 논란은 ‘~할 수 있다’는 시장격리제도에서 ‘~해야 한다’의 의무 시장격리제도로 변경하는 신뢰 논쟁이지만, 그 효과에 있어서는 중요한 변화가 없어 보인다. 이 논쟁은 물론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 급락을 시장격리가 제대로 방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격리에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현재의 작동 방식과 커다란 차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애당초 시장격리제도는 정밀하지 못한 사후적 조치라는 문제는 여전하다. 또한 시장에서 격리된 물량은 언젠가 다시 시장에 출하되기 때문에 임시 대증요법에 지나지 않는다. 과잉생산 문제는 사전에 조정하는 것이 효과나 비용 측면에서 바람직할 것이다.

전략작물직불제 인센티브 강화 필요

Q2.  정부는 쌀 수급안정 대안으로 전략작물직불제 등 타작물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쌀 농가의 작목전환 유인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전략작물직불제는 이중적 목표를 가진 모호한 제도다. 주목적은 쌀 생산을 줄이는 것이지만, 마치 여타 작물 생산 증대를 통해 식량안보를 강화하는 것으로 포장했다. 따라서 정책의 명확성이 떨어지고 그 효과를 최대화하는 데 실패할 수밖에 없다. 

쌀 이외 중요 식량작물에 대한 국내 자급률 강화를 주목적으로 하고, 이를 위해 충분한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소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과정에서 쌀 생산이 전환되는 것은 부수적 효과로 기대해야 할 것이다. 

휴경 의무 지고 직불금 받는 제도 도입 고민하자

Q3. 쌀 수급이 안정된다 해도 쌀값이나 쌀소득은 떨어질 수 있다. 쌀농가의 소득안정을 위해 고려해 볼 방안이 있다면.  

▶쌀산업뿐만 아니라 농업 전체를 위해 쌀산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기존의 변동직불제를 ‘생산조절형’ 변동직불제로 보완해 재도입하는 것이다. 

생산조절형 변동직불제란 직불금을 받기 위해서는 사전에 시장 여건에 따라 정부가 정한 휴경(전작 포함) 의무를 지는 것이다. 이는 쌀 소득을 일정 수준 안정적으로 보장하면서 사전적 수급 조절이 가능해 정부의 직불금이나 재고관리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블루박스(Blue Box·생산을 줄이는 조건으로 지급되는 직불금) 정책이기 때문에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도 합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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