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이제는 말할 수 있다'…대선 뒷 얘기 공개

박준우 기자 2023. 4. 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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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대선 때 뒷얘기를 공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가 회복되지 못한 계기 등을 설명했는데요. 알려진 것처럼 김기현 대표가 울산 회동을 성사시킨 건 아니라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기현 지도부가 이준석표 혁신안을 폐기한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 관련 소식을 '줌 인'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2022년 1월 6일) : 두 사람은 지금 연애하는 거라고 볼 수도 있어요. 그런데 연애하다가 지금 엄청나게 심한 싸움이 벌어진 거죠. 연애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연애하다가 원수처럼 싸우는 경우도 종종 있잖아요. 헤어지자고 했다가 또다시 재결합하기도 하고.]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2021년 12월 27일) : 이제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서, 비상 상황이고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누구도 제3자적 논평가나 평론가가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2022년 1월 5일) : 이준석이 있을 때는 뭐 패싱하고, 이준석이 없으면 왜 나갔냐 그러면서 돌아오라고 하고.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대선 때 개봉했던 준석열 브라더스 주연의 '연애의 온도'입니다.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사이, 열애 중에 종종 다투는 연인들을 연상케 한다는 평이 있었죠. 헤어지고 결합하고를 반복하던 두 사람은 지난해 중순 이후 완전한 이별을 고했는데요.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보낸 줄 알았던 두 사람의 연애사, 별안간 이 전 대표가 다시 소환했습니다. 어제 오전 라디오 인터뷰 콘셉트은 이준석의 '이제는 말할 수 있다'였는데요. 대선 때 뒷얘기를 허심탄회하게 늘어놓은 겁니다. 오늘 '줌 인'은 인터뷰 내용을 이 전 대표가 고른 가상의 플레이리스트 형식으로 전해드릴까 하는데요. 이 전 대표의 첫번째 선곡, '우리가 헤어진 진짜 이유'입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4월 4일) : 내 밑에 서열에 서는 것을 거부한 거 아닐까 생각될 것 같아요. 제가 그래서 제주도 갔을 때 JTBC 인터뷰에서 뭐라고 했냐면요. '당대표는 대선후보의 부하가 아닙니다'라는 발언을 했어요.]

이 전 대표, 자신이 느끼기에 윤 대통령과 사이가 멀어지게 된 결정적 계기를 설명했는데요. 지난 2021년 12월, '당대표 패싱'에 반발해 이 전 대표가 업무를 보이콧하는 사태가 있었죠. 이른바 첫번째 가출이었는데요.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2021년 11월 29일) : 저는 어제 그게 (윤석열 후보의 충청 일정이) 언론에 릴리즈 되기 전까지 저한테 가자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어요.]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2021년 12월 1일) : 부산에 좀, 뭐라 그럴까. 좀, 리프레시 하기 위해서 간 것 같은데…]

당시 이 전 대표는 정처 없이 전국을 돌았는데요. 그 와중에 제주도에서 JTBC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었죠. 이때 윤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대표 (JTBC '뉴스룸' / 2021년 12월 2일) :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닙니다'라고 했던 그 후보의 말이 가졌던 울림이라는 것이 저는 지금의 후보를 만들었다,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저는 똑같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당대표는 적어도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닙니다. 같이 협력해야 되는 관계이고…]

"당대표는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니다", 윤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빌려 윤 대통령을 직격한 발언이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이 발언이 파국의 트리거였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당신께서는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라고 생각하셨지만 당신께서는 '당대표는 대통령 후보 또는 대통령의 부하다'라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제가 그 모순점을 짚어내는 것 자체를 받아들이기 어려우실 겁니다.]

실제로 이 발언 이후 윤 대통령의 반응, 상당히 냉담했죠. 언짢은 마음을 그대로 드러냈는데요.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2021년 12월 3일) : {오늘 이준석 대표하고 만날 일정은 잡으셨는지?} 글쎄 뭐, 움직여봐야지. {일단 지금 울산으로 가시는 건 맞으신 거죠?} … {이준석 대표는 '사전에 의제를 조율하면 만나지 않겠다'라고 얘기를 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럼 의제 조율 안 하면 만나고? 그래, 알았어요. 만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볼게요.]

이후 두 사람은 울산 회동으로 간신히 관계를 봉합했는데요. 하지만 허울뿐인 봉합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녁 메뉴였던 언양불고기에 대한 얘기를 나눴을 뿐 서로 진짜 속내는 털어놓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예를 들어 대통령께서 저한테 솔직하게 '이 대표, 나는 이런 거는 솔직히 마음에 안 들었다'라는 얘기를 하셨으면 저도 약간 그런 얘기를 하면서 '아니, 근데 저는 선거 이겨야 되니까 이렇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얘기를 할 텐데 그때가 제가 지금 와서 정말 아쉬운 부분이 뭐냐면 속내를 말씀 안 하시는 거죠.]

서로 술잔도 기울이고 손도 맞잡았죠.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이미 이때부터 이 전 대표에게 마음이 '점점' 멀어졌던 듯합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4월 4일) : 저한테는 단 한 번도 말을 놓은 적이 없어요. 대통령이. 저한테 항상 대표님. 근데 장예찬 이사장한테는 계속 '예찬아'라고 하는 게 많이, 이 말은 뭐냐 하면 제가 봤을 때는 저한테 마음을 틀 상황은 아니었다는 거죠. {거리감을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라는 얘기가 되는 거네요.} 그런 게 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겉으로나마 화해를 이끌어 낸 울산 회동의 주역, 당시 원내대표였던 김기현 대표로 알려졌었죠.

[김기현/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2021년 12월 3일) : 자, 우리가 대한민국을 살리겠습니다! {윤석열! 윤석열!}]

김 대표 역시 전당대회 과정에서 자신이 둘 사이 갈등을 주재했다고 자부한 바 있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지난해 12월 27일) : 당대표,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후보 사이에 많은 갈등들이 있었습니다. 위기의 상황들이 여러 차례 있었지 않습니까? 울산 회동이 제가 원내대표로서 저의 소신과 철학을 고집하지 않았으면 절대 이뤄지지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당을 화합시켰고요.]

이 전 대표는 콧방귀를 뀌었습니다. 김 대표가 세일즈를 그렇게 했을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는데요.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그 회동의 주선이 김기현 의원이 대표까지 되는 데 중요한 터닝포인트였다, 혹시 이렇게 봐야 되는 겁니까?} 그러니까 그런 게 웃긴 거예요. 그러니까 뭐냐면 윤석열 대통령이 뭐라 생각하셨는지 모르겠지만 김기현 대표에게 제가 공을 세울 기회를 준 거지…]

김 대표는 별로 역할을 한 게 없다고 털어놨죠. 한 마디로 김 대표가 '무임승차'했다는 겁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4월 4일) : 저한테는 육지 나가는데 여러 옵션이 있었어요. 울산 갈 수도 있었고, 광주 갈 수도 있었고, 부산 갈 수도 있었고, 여수 갈 수도 있었고, 김포로 올라올 수도 있었어요. 제가 선택한 거예요. 울산으로 갈 테니까. {그러면 김기현 의원이 주선했다고 보기도 힘들다?} 통화기록 다 조사해 봐도 돼요. 저한테 먼저 얘기한 거 아무것도 없었어요.]

울산 회동의 진짜 공신, 김 대표가 아니라 당시 자신의 비서실장이던 서범수 의원이라고 정정했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그때 이제 그 서범수 의원이 제 비서실장이었잖아요. 울산 지역구 의원이잖아요. 언양불고기집이 울주군에 있었어요. '거기 내가 가면 알아서 쫓아오겠지라는 생각으로 간 거지' 이렇게 말한다니까요. 제가 울산 안 가고 광주 갔으면 어떻게 할 건데요.]

이 전 대표의 폭로에 대한 김 대표의 복수였을까요? 오늘 중앙일보가 보도한 내용이죠. 국민의힘이 이준석발 혁신위원회가 보고한 혁신안을 원점 재검토할 것이란 기사인데요. 이 전 대표가 도입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평가 PPAT도 폐기 수순에 들어갔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2021년 6월 14일) : 지방의회나 국회에 보면 기초적으로 의정활동하기 위해서 알아야 될 것들을 알지 못하고 공천 받아가지고 당의 힘으로 당선되어가지고 활동하는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부분이 바로 국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어떤 회의감을 갖게 되는 그런 요소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보도가 나오자 이 전 대표는 크게 반발했죠. "결국 기득권 세력이 가장 불편하게 생각했던 것은 '의정활동을 수행할 최소한의 능력을 갖춘 사람을 걸러내자'는 시도였던 것 같다"고 꼬집었는데요. 혁신위원을 지낸 친이준석계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이준석 흔적 지우기'라고 비판했습니다.

[천하람/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예를 들면 '1등부터 줄 세워 가지고 1등 공천하겠다' 이런 게 아닌데 이런 식으로 PPAT의 어떤 기조를 왜곡해서까지 이준석 대표의 흔적이 묻어 있는 제도들은 다 없애겠다라고 가는 거 아닌가 저는 걱정스럽습니다.]

논란이 번지자 김 대표는 오보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습니다. "혁신안 가운데 도입 가능한 사항을 검토 중이지 혁신안 폐기를 지시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는데요. 중앙일보에 거짓 정보를 제공한 관계자를 엄중 문책하겠다며 분노를 드러냈죠.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음성대역) : 내가 한 말도 아니고 그렇게 자기가 어디서 뭘 들었는지 모르겠는데 헛소리 떠든 놈 누군지 색출하라고 지시했어요. 엄중 조치할 겁니다. 어느 핵심 관계자가 지 맘대로 작문해가지고 있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어.]

자, 오늘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에게 '줌 인'해봤습니다. 이준석의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왠지 시즌2도 출격 대기 중일 듯한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다음 시즌을 기대하며 이 노래로 갈음하겠습니다.

"어서 말을 해"
- JTBC '팬텀싱어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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