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고전 최고작가 연암의 `세상 보는 눈`

박영서 2023. 4. 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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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 박지원을 뛰어난 작가로만 평가한다면 그의 생애와 문학, 사상을 제대로 살폈다 할 수 없다.

'회성원집발'에선 친구 사귐의 어려움을 탄식하고, '영처고서'를 통해선 백성들에 대한 연암의 애정 어린 시선을 읽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연암 산문의 매력을 한껏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독자들은 연암 산문이 왜 현대에도 읽을 가치가 있는 고전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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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 산문의 멋
박수밀 지음 / 현암사 펴냄

연암 박지원을 뛰어난 작가로만 평가한다면 그의 생애와 문학, 사상을 제대로 살폈다 할 수 없다. 그는 노론 명문가인 반남 박씨 집안에서 태어났음에도 위선적인 양반들과 사회 모순을 지속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북학을 통한 이용후생(利用厚生)으로 민중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바뀌지 않는 사회 현실에 상처 입고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렸다.

연암은 이같은 자신의 사상과 성찰을 산문이라는 형식에 담는 데 탁월했다. 그는 조선 시대 최고의 작가이자 고전 지성사에서도 중요도로 치면 선두를 다투는 인물로 꼽힌다. 책은 이런 연암의 세계를 그의 산문을 통해 이해하기 쉽게 제시한다.

책은 연암의 사상과 삶의 태도가 잘 드러난 12편의 글을 가려 뽑고 새롭게 번역한 뒤 깊이 있는 해설을 했다. 큰 누나를 떠나보낸 후 지은 '백자증정부인박씨묘비명'은 누나를 잃은 개인적 소회와 누나와의 추억을 절절히 담아낸 수작이다. 연암은 형과 누나에게 지극했으나 사랑하는 가족을 하나 둘 잃어갔다. '열녀함양박씨전'에선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열녀를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비판한다. '회성원집발'에선 친구 사귐의 어려움을 탄식하고, '영처고서'를 통해선 백성들에 대한 연암의 애정 어린 시선을 읽을 수 있다.

책을 통해 만나게 되는 연암의 마음가짐, 지식인으로서 어떻게 살 것이며 어디서 진리를 구할 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은 현대인에게 자신과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저자는 연암의 독창적이며 유려한 비유, 상대방의 고정관념을 인정한 뒤 자신의 주장을 이어가는 설득의 묘, 에피소드로 글을 시작하는 작법 등 문장과 산문 구조에 대해 꼼꼼하게 해설했다. 이를 통해 연암 산문의 매력을 한껏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독자들은 연암 산문이 왜 현대에도 읽을 가치가 있는 고전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연암 전문가다. '연암 박지원의 문예 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연암 박지원의 글 짓는 법', '열하일기 첫걸음'을 썼다. 다수의 연암 관련 강의로 독자들과도 만나고 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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