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2000건 돌파...반등? 착시?

이미연 2023. 4. 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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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거래량.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서울 시내 전경. 사진 이미연 기자

'거래절벽'이라는 단어까지 나올 정도로 역대급 한파가 몰아쳤던 서울 부동산 시장이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3월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가 2000건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오피스텔 등 타 주택군까지 합치면 4000여건을 훌쩍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매매 건은 공공임대사업을 위해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이 매입한 것이라 실수요자들의 매매건과는 거리가 있어 향후 통계에서 이런 거래들의 제외하는 등의 논의가 필요해보인다. 또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점점 하락하는 추세라 시장 회복이라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진단도 나온다.

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가 2002건으로 집계됐다. 2월 매매 거래량인 2460건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지만, 아직 신고기간이 남아있어 3월 거래량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단독·다가구(119건)과 다세대·연립(1399건), 오피스텔(571건)까지 합치면 총 4091건이다. 일각에서는 서울의 3월 주택 거래는 5000건 선에 다가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주택유형별로 아파트의 경우 은평구가 33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송파구 134건 ▲강동구 119건 ▲노원구 128건 ▲성북구 99건 ▲강서구 95건 등의 순으로 거래가 많았다.

다만 은평구에서 거래량이 331건까지 올랐던 것은 SH가 '역세권 청년주택'(공공임대)으로 활용하기 위해 대조동의 '호반베르디움스테이원' 252세대를 한꺼번에 매입한 케이스라 실거래로 보기에는 거리가 있어보인다.

그 다음 거래가 많았던 송파구에서는 잠실동 트리지움(18건), 가락동 헬리오시티(17건), 잠실동 리센츠(11건) 등이 이름을 올렸다. 강동구에서는 고덕동 고덕그라시움(19건),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10건) 등이 두드러졌고, 성북구에서는 돈암동 한신·한진아파트(11건) 등의 단지에서 10채 이상의 손바뀜이 이뤄졌다.

주택유형 중 아파트 다음으로 거래가 많은 다세대·연립의 경우, 강서구가 152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은평구 133건 ▲중랑구 109건 ▲구로구 92건 등이 이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작년 10월 최저점인 558건까지 내려가며 '거래절벽'으로 인한 부동산 한파가 본격화되는 듯 했으나, 그 다음달인 11월부터 조금씩 늘기 시작한 뒤 올해 1월에는 1417건, 2월 2460건이 각각 신고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연초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은데다가 특례보금자리론 등으로 주택 매입에 부담이 덜해진 여파라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주택가격 9억원까지 최대 5억원을 4%대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정부의 특례보금자리론 신청 규모(22조3000억원)는 7주 만에 공급 예정액의 56%를 넘어서기도 했다.

노원구 등에서는 6억원 이하로 매입할 수 있는 지역에서의 수요가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3월 노원구 중계그린아파트 거래는 4억 1000만원(전용 39㎡)~5억 9500만원(전용 59㎡) 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추세가 '완연한 부동산 시장 회복 진입'으로 보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보인다. 우선 서울 아파트 가격의 하락세가 뚜렷하다. 3월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12억972만원으로 전달인 2월 12억2482만원보다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도 9억7500만원으로 더 내려가면서 10억선을 넘지 못했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10억1333만원으로 10억선을 유지했지만 지난 2월 9억9333만원으로 하락한 뒤 더 떨어진 것이다.

정부도 아직 집값이 높다는 입장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지난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PIR(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이 18배까지 갔던 것은 비정상이라고 본다"며 집값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기적인 경착륙 때문에 생기는 파괴적인 효과는 막되 (집값이) 당분간 하향 안정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의 역대 평균치가 월별 6040건 정도라 이를 감안하면 지금의 거래동향은 아직 '세발의 피' 수준"이라며 "거래량은 시장을 보여주는 정직한 지표 중 하나이기 때문에 서울 아파트 시장은 여전히 침체 국면이고, 최근 1~2달 간은 바닥에서 약간 꿈틀하는 정도"라고 진단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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