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27일 美 상하원 동시연설···"북핵 등 복합위기, 한미일 협력 어느때보다 중요"

구경우 기자 2023. 4. 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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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국정과제점검회의 주재
"한일관계 계속 강조해도 안 지나쳐"
野 수산물 공세 속 국정기조 재강조
"외교는 민생" 세일즈외교도 언급
美 하원 외교위원장·위원과 접견
尹 "동맹 70주년 역사적 연설 영광"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국정과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윤석열 대통령이 5일 “복합 위기, 북핵 위협을 비롯한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한미일 3국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지난달 한일정상회담과 관련해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문제 등으로 맹공을 퍼붓는 데 아랑곳하지 않고 한일 관계 개선을 통한 한미일 협력 강화라는 외교안보 방향을 다시 한번 제시한 것이다. 이와 동시에 윤 대통령은 미국 국빈 방문 기간의 미국 상하원 동시 연설 요청을 수락했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10년 만에 미 의회 연단에 올라 자유주의 연대를 강조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국정과제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한미일 협력과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미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교체된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이 처음으로 참석한 이날 회의에 정부에서는 박진 외교부 장관과 권영세 통일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당에서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박대출 정책위의장, 김태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이 자리했다. 이 밖에 전문가와 국민 약 100명이 회의에 참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정부의 외교안보 방향을 직접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취임 이후 자유, 인권, 법의 지배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하는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을 강조해왔다”며 “이는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생존과 국익뿐 아니라 우리의 헌법 가치인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와 직결된 문제”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국정과 외교는 같은 것이다. 동전의 양면”이라고 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필두로 권위주의 진영이 팽창하는 상황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가진 대한민국이 같은 이념을 공유하는 국가들과 외교안보와 경제·산업 등에서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복합 위기를 맞아 공급망을 강화하고 첨단 기술 혁신을 통해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는 데 우리의 미래가 걸려 있다”며 “첨단 과학기술 협력이 패키지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외교안보는 우리 국민의 먹고사는 민생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직접 ‘세일즈 외교’에 나서겠다고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외교의 중심은 경제”라며 “앞으로 글로벌 협력을 확대해 원전·반도체·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수출 성과와 해외시장 개척을 이뤄내는 데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국정과제점검회의에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특히 북핵 위협에 대응할 안전보장을 위해 일본과의 협력이 필수라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이 꺼낸 ‘제3자 변제’ 방식의 강제징용 해법을 통해 4년 만에 일본에서 한일정상회담이 열렸지만 후폭풍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과 관련해 공세를 퍼붓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이날도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독도 문제를 거론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그럼에도 이날 윤 대통령은 한일이 가까워져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윤 대통령은 중국의 첨단산업 굴기와 미국과의 패권 경쟁, 갈수록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 위협을 거론하며 “한미 동맹은 이미 군사·안보 동맹을 넘어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했고 한일 관계 역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최근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과 연이은 도발로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 상황은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며 “동맹의 확장 억제 능력을 강화하고 한국형 3축 체계를 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윤 대통령은 권 장관에게 통일부가 나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알리고 대북 심리전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 인권의 실상을 확실하게 알리는 것이 국가안보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주민의 처참한 인권유린의 실상을 국제사회와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북한인권법이 실질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내 단체가 북한 통일전선부 산하 기관의 지시로 간첩 행위를 한 것이 밝혀졌는데 우리 통일부도 대응 심리전 같은 것을 잘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방한 중인 마이클 매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마이클 매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과 존 오소프 상원의원 등을 접견했다. 매콜 위원장은 윤 대통령에게 이번 방미 기간에 미국 의회에서 특별연설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동맹 70주년이라는 특별한 계기에 미국 의회 연단에 서서 역사적인 연설을 하게 돼 기쁘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이 연설 요청을 수락하면서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에 한국 정상이 미 의회 연설에 나서게 됐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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