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막힌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금융지주 숙원 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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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금융지주의 계열사간 고객정보 공유 규제를 일부 완화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금융지주가 당국 수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강력 요청한 것으로, 당국에서도 산업발전을 위한 규제 완화를 시사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31일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5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회장과 간담회에서 일부 금융지주가 "영업상 목적으로 계열사간 고객정보 공유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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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계열사 간 고객정보 공유
'내부 경영관리'로 제한적 허용
'영업'에 쓰려면 규제완화 필요
증권·보험·카드 등 핵심 서비스
'슈퍼앱' 하나로 한번에 처리
고객 편의 제고·락인 효과 기대
업계에서는 숙원인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가 현실화될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증권, 보험, 카드 등 핵심 서비스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슈퍼앱'이 탄생할 경우 '락인(Lock-In) 효과', '고객 편익 제고'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영업상 목적' 규제 풀리나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31일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5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회장과 간담회에서 일부 금융지주가 "영업상 목적으로 계열사간 고객정보 공유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2014년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으로 막혔던 '영업상 목적 고객정보 공유' 규제를 풀어달라는 것이다. 2013년 카드사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불거진 이듬해 법 개정으로 '내부 경영관리상 이용 목적으로 그가 속한 금융지주회사 등에 고객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규제가 강화됐다.
당국에서도 규제 완화를 시사했다. 당국 고위 관계자는 "현재 검토하고 있는 부분으로 늦지 않은 시일 내 검토 결과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법규 개정 없이도 지주가 하고자 하는 부분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발굴해서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
당국 또한 데이터 활용 관련 규제 혁신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금융위는 지난해 8월 금융규제혁신회의를 거친 후 유권해석을 통해 금융지주 내 체계적인 통합앱 운영이 가능하도록 지주회사가 통합앱 기획·개발, 관리·유지 업무 등을 수행토록 했다. 은행이 고객 사전 동의를 받아 계열사 등에 고객정보를 제공하려는 경우 부수·겸영업무 신고 등 별도 절차 없이 허용했다.
또 중장기적으로 법령 개정을 통해 지주회사가 통합앱을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5대금융 '슈퍼앱' MAU 9000만명
5대 금융지주는 최근 계열사별 금융 및 비금융 앱 사용자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출시를 위한 기반을 닦고 있다.
5대 금융지주의 은행·카드·증권 등 금융 앱과 쇼핑·생활플랫폼 등 비금융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023년 2월 말 기준 8914만명을 기록했다. 2년 전 같은 기간(5468만명)과 비교해 약 63%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9개 국내은행에서 판매 중인 정기예금 상품 41개 중 과반 19개 상품이 인터넷 및 모바일 전용 상품이다.
금융권에서는 통합앱이 구축돼 고객이 하나의 앱에서 모든 금융서비스를 해결할 수 있으면 락인 효과로 여러 분야의 사업 추진이 훨씬 수월해진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더이상 사용자가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다양한 업권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앱을 따로 따로 방문하지 않게 되면 기존에 있던 별도 앱에서 더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칠 수 있어 훨씬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업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이 플랫폼 시대에 기회를 찾기 위해서도 시장과 비시장을 결합한 통합 전략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수의 빅테크가 지배 중인 온라인 플랫폼에서 은행은 통합 전략을 통해 '플랫폼의 플랫폼'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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