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성추문 입막음’ 더 드러난 트럼프…“엄청난 선거 개입”
[앵커]
무려 34건의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우리 시각으로 오늘 새벽 2시, 뉴욕 법원에 출석했습니다.
대선 재출마를 선언한 자신을 막기 위한 수사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데요.
오늘 <글로벌 ET>에선 대선을 1년여를 앞둔 미국 분위기 전해드립니다.
홍석우 기자, 미국 언론들, '전례 없는' '역대 처음' 같은 표현을 사용하면서 실시간으로 보도를 쏟아냈어요?
[기자]
네, 전·현직을 막론하고 미국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형사 기소됐기 때문인데요.
미국 언론들은 숙소인 트럼프 타워를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 차량을 헬기로 쫓았고요.
법원으로 향하기 전 이렇게 주먹을 불끈 들어 올리며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 하는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전직 대통령이란 점을 예우해 수갑을 차거나 포토라인에 서진 않았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 열성 지지자들이 많잖아요?
법정 바깥에서 불상사는 없었습니까?
[기자]
네, 뉴욕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비상 계획을 세웠습니다.
트럼프 타워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법원 근처 도로를 봉쇄했는데요.
뉴욕 경찰 3만 5천 명이 비상 대기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택을 떠나기 전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에 "마녀 사냥"이라며 지지자들에게 항의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는데요.
뉴욕 맨해튼 일대에선 트럼프 기소를 둘러싼 찬반 시위가 계속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법원 첫 출석을 '기소인부 절차'라고 표현하던데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네, 미국 법원에서 피고인에게 기소 내용을 알려주고, 죄를 인정하냐 아니냐를 묻는 절차인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부 무죄라며 부인했으니 이제 배심원들이 참여하는 재판 절차가 시작됩니다.
50여 분가량 진행된 기소인부 절차는 방송 생중계가 허용되진 않았고요.
이렇게 사진만 찍을 수 있어서 방송들은 사진을 보여주며 법정 상황을 전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의는 34개였습니다.
모두 기업 문서 조작과 관련한 혐의고, 뉴욕타임스가 주목한 건 성추문 입막음용 돈 거래 의혹입니다.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당시 성추문을 폭로하겠다는 여배우의 입을 막기 위해 개인 변호사를 시켜 13만 달러, 우리 돈 1억 7천만 원을 건넨 것을 조사해 왔습니다.
이걸 회계 장부에 '법률 자문 비용'으로 기재했거든요.
이걸 '문서 위조' 혐의라고 보는 거죠.
검찰은 불륜 사실이 알려지면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돈을 준 것을 숨기려 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미 언론이 계속 의혹을 제기했던 또 다른 성인용 잡지 모델과 아파트 도어맨에게도 입막음용 거래를 했다는 혐의 역시 드러났는데요.
미 언론들은 34개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한 건마다 4년씩 최대 136년 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앨빈 브래그/뉴욕 맨해튼 지방검사장 : "지난 2016년 대선과 관련한 범죄들을 감추기 위해서 그랬다는 증거들이 있습니다."]
[조 타코피나/트럼프 측 변호인 : "이번 공소장 공개는 미국에서 법치가 죽었다는 걸 보여줍니다."]
[앵커]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 이번 일을 정치 문제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일단 여배우에게 돈을 지급한 건 선거 운동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판사에 대해서는 트럼프 혐오 판사라면서요.
맨해튼에서 상대적으로 보수층이 많은 지역인 뉴욕 스태튼아일랜드 법원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 "이 가짜 사건은 2024년 대선을 겨냥한 선거 개입입니다. 당장 공소가 기각돼야 합니다."]
[앵커]
재판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언론들은 전과가 없고, 전 대통령이자 내년 대선 도전자라는 점을 거론하며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등은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정식 재판을 시작하는 데만 수 개월에서 길게 1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일단 대선 후보로 선출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겠네요.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기소 이후 오히려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고 공화당 내 입지는 더 공고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57%로, 공화당 경선 후보들 가운데 1위입니다.
불과 한 달여 만에 2위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지지율을 넘어선 데 이어 이젠 격차를 점점 벌리고 있습니다.
[트럼프 지지자 : "트럼프가 내년 대선에 출마해 다시 대통령이 되는 걸 보고 싶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미국 대통령 최초로 기소됐다는 치욕을 감추기보다 되레 드러내놓고 선거 운동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요.
기소 이후 정치 후원금이 하루 새 4백만 달러, 52억 원이 모금됐을 정도입니다.
[앵커]
지지층만 모은다고 대선 본선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지 않나요?
[기자]
네, 이번 기소가 향후 이어질 '사법리스크'의 시작이 될 수 있고, 결국, 중도층 이탈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1년 의회 폭동 사태 선동과 백악관 기밀자료 무단 반출, 조지아주 선거 개입 등의 혐의로도 지금 수사를 받고 있는데요.
CNN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60%가 이번 기소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뉴욕 시민 : "모든 미국 시민과 마찬가지로 정의가 실현되길 기대합니다. 대통령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60%라는 지지 응답을 살펴보면요.
민주당 지지층은 94%가 기소 지지, 공화당 지지층은 79%가 반대해 선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내년 11월에 치러질 미국 대선, 어떻게 전개될지 벌써 흥미롭네요.
홍석우 기자 (muse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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