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건설, 울산재개발 `디에이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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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지난해 울산 최대 규모 재개발 사업장에 하이엔드(high-end) 아파트 브랜드 디에이치를 적용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 입찰제안서에는 브랜드를 '미정'으로 표기했다.
이에 울산 B-04 재개발 조합은 입찰 문턱을 완화해 건설사 컨소시엄 입찰을 허용했고, 이 결과 현대건설-삼성물산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삼성물산과의 경쟁 입찰 구도가 깨지면서 울산 B-04 재개발에 적용할 브랜드를 디에이치가 아닌 '미정'으로 입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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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지난해 울산 최대 규모 재개발 사업장에 하이엔드(high-end) 아파트 브랜드 디에이치를 적용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 입찰제안서에는 브랜드를 '미정'으로 표기했다. 디에이치는 현대건설이 서울 강남 3구와 한강변 정비사업지에만 선별 적용하던 브랜드다. 부동산 경기 하강으로 조합이 시공사가 요구하는 공사비를 맞추기 어려워졌고, 타사와의 경쟁 수주 열기도 식어 디에이치 적용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울산 B-04 재개발 사업에 '삼성·현대 사업단'이라는 이름으로 입찰할 예정이다. 울산 B-04 재개발 현장에선 지난해 하반기 현대건설-삼성물산 간 홍보 경쟁이 펼쳐졌지만, 올해 초 양사는 경쟁을 피하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에 참여했다.
울산 B-04 재개발은 울산 원도심인 우정동 일대를 재개발해 아파트 4081세대를 건설하는 것으로, 역대 비수도권 재개발 사업 중 규모가 가장 큰 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1조2000억원 이상에 달하며 4081세대 중 일반분양 물량이 3000세대 이상 포함돼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울산 B-04 재개발은 지난해 말 부동산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아 시공사 모집에 연이어 실패했다. 조합은 건설사의 단일 시공을 원했지만, 건설사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기 1조원이 넘는 규모 사업에 단독으로 입찰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이다. 이에 울산 B-04 재개발 조합은 입찰 문턱을 완화해 건설사 컨소시엄 입찰을 허용했고, 이 결과 현대건설-삼성물산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삼성물산과의 경쟁 입찰 구도가 깨지면서 울산 B-04 재개발에 적용할 브랜드를 디에이치가 아닌 '미정'으로 입찰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조합과 협의를 통해 디에이치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선 디에이치 적용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사 하이엔드 브랜드가 적용되기 위해선 조합도 시공사에 지불할 공사비를 높게 책정해야 하는데, 조합이 이를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디에이치 적용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긴 하지만, 경쟁 구도가 깨진 상황에서 디에이치 적용 방침을 고수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부동산 경기가 악화된 만큼 현대와 삼성 모두 출혈경쟁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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