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는 적십자…기대 못미친 모금에 1천500명 감원

안희 2023. 4. 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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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기대에 못 미친 모금 실적으로 예산 부족이 예상되자 대규모 감원과 조직 축소에 나섰다.

5일(현지시간) ICRC에 따르면 올해 인도적 지원 사업에 투입될 수입예산이 당초 계획보다 감소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내년 초까지 세계 곳곳의 ICRC 사무소에서 일자리 1천500명을 줄이는 방안이 전날 집행이사회에서 승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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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제네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본부 건물에 세워진 깃발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기대에 못 미친 모금 실적으로 예산 부족이 예상되자 대규모 감원과 조직 축소에 나섰다.

5일(현지시간) ICRC에 따르면 올해 인도적 지원 사업에 투입될 수입예산이 당초 계획보다 감소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내년 초까지 세계 곳곳의 ICRC 사무소에서 일자리 1천500명을 줄이는 방안이 전날 집행이사회에서 승인됐다.

전 세계 350개 지역에 있는 지역 사무소 가운데 20곳 정도를 폐쇄하는 방안도 전날 승인된 예산 절감 계획에 포함됐다. 문을 닫는 지역 사무소는 인접 사무소 등으로 업무가 통합된다.

ICRC는 이런 방식으로 4억3천만 스위스프랑(6천234억여원)을 절감하겠다는 방침이다.

ICRC는 올해 모금 등을 통해 27억9천만 스위스프랑(4조451억여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최대 7억 스위스프랑(1조449억여원) 정도가 모자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부를 약속한 개인과 단체 등이 예정된 만큼의 금액을 기부금을 내지 않은 상황이 이어졌고 작년 4분기 인도주의 사업 비용이 계획보다 많이 들었던 점 등이 배경이 됐다고 ICRC는 전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유행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가뭄 피해가 잇따랐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세계 곳곳의 분쟁 상황까지 더해져 적십자에 기부금이 쌓일 만한 환경이 되지 못했다는 설명으로 받아들여진다.

올해 들어서는 튀르키예·시리아 강진 피해까지 발생하는 등 인도적 사업비가 더 늘어나는데 세계 곳곳에서 들어와야 할 기부금은 다른 기관이나 사용처로 흘러가는 등 예산 확보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어 감원으로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로버트 마르디니 ICRC 국장은 지난달 스위스 언론에 "예산 부족은 적십자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국제 구호기관 전반에 걸쳐 인도주의 사업을 위한 기부금이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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