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국내 '현대차 그랜저' 가장 많이 팔렸다

2위 포터·카니발·봉고·아반떼 順
수입차에선 BMW 5시리즈 1위

올해 1·4분기 자동차 내수 판매규모가 40만대를 넘어서며 전년 대비 1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개선으로 생산이 늘어나면서 인도 기간이 짧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는 현대자동차의 기함급 차량인 그랜저(사진)로 집계됐다. 다만 계속된 고금리 영향으로 자동차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5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 1·4분기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45만2539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7%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승용차가 38만2842대 팔려 13.6% 늘었고, 상용차도 6만9697대로 집계돼 28.6% 증가했다. 특히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와 휘발유차 중심으로 판매가 늘었고, 경유와 액화석유가스(LPG)는 감소세를 보였다.

1·4분기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는 현대차 그랜저로 2만9864대를 기록했다. 그랜저는 작년 말 7세대 신형 모델이 출시된 이후 판매량이 다시 급증하는 추세다. 이어 현대차 포터(2만7972대), 기아 카니발(1만9816대), 기아 봉고(1만9363대), 현대차 아반떼(1만9055), 기아 스포티지(1만7199대), 기아 쏘렌토(1만6246대) 등이 내수판매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수입차 중에선 BMW 5시리즈(6103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4574대), 아우디 A6(3469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3061대)가 많이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에는 반도체난과 고환율이 겹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수출용 차량 중심으로 자동차를 생산해 내수 시장의 출고 적체가 심했다"면서 "다만 올해는 부품난 해소로 내수 물량 생산이 늘어나고 기존 계약분의 인도가 빨라지면서 대기 수요가 해소된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가 반도체를 제치고 수출 1위 품목으로 떠오르고, 내수 경제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지만 우려되는 요소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 고금리다. 할부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차량 계약을 취소하는 현상은 지속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1·4분기 내수 판매량은 전년 대비 5.1% 감소하고, 같은 기간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도 4.3% 감소하는 등 고가차 판매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6의 출고 대기기간은 3월 18개월에 달했지만 이달에는 단 2개월로 단축됐다. 아이오닉5도 12개월에서 6개월로 줄었다. 생산이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높은 할부금리 탓에 고객 이탈이 가속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