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기록, 정시에도 반영"…'근절' 가능할까

유한울 기자 2023. 4. 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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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과 정부가 오늘(5일) 학교폭력 근절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학폭 기록을 정시에도 반영하는데 의견을 모았는데요. 다만, 이 정도로 학교폭력 '근절'까지 가능하겠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 소식인데요. 형사 기소된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정에 처음 나왔는데, "정치 개입"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을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 준비한 소식은요. < "학폭 정시 반영" > 입니다. 아들의 '학폭' 의혹으로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그 뒤로 이른바 '정순신 사태'라고 불리는 이번 일이 결국 여기까지 왔습니다. 당정이 오늘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논의했는데요. 최종 계획을 확정하고 발표하는 데까지는 조금 더 걸리겠습니다만, 큰 방향은 공개가 됐습니다. 핵심은 학폭을 대학 정시에까지 반영하는 것입니다.

[박대출/국민의힘 정책위의장 : 학교폭력 엄정 대응을 위해서 학교생활기록부의 중대한 학교폭력 가해기록 보존기간을 더 연장하고, 또 현재 대입전형과 관련해서 수시에 반영하고 있는 학교폭력 가해기록을 정시까지 확대 반영해서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당정은 인식을 같이했습니다.]

당정 협의 중에는 중장기적으로 취업에까지 영향을 미치도록 해서, 학폭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학폭 기록에 집중하는 이유, 바로 정순신 변호사 아들이 학폭을 저지른 뒤에도 정시로 서울대에 진학했기 때문이죠. 수능 점수만 보는 정시 일반전형에 응시한 덕이었습니다.

[JTBC '뉴스룸' (2월 27일) : 2020년도 서울대학교 모집요강에선 정시 일반전형의 경우 100% 수능 점수를 보고 뽑았습니다. 다만, 징계기록이 있으면 감점당할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정시와 달리 수시전형에서는 학교폭력 처분 내용을 중요하게 봅니다.]

사실 정시에 반영한다고 해서, 학폭이 근절될지 저 울 체커는 의문이 듭니다. 물론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미이기는 하겠지만요. 조금 전 들으신 것처럼 당시에도 학폭이 반영이 '아예' 안 됐던 것은 아닙니다. 서울대 측은 이른바 '정순신 사태'가 불거지자, 당시에 정 변호사 아들의 삭제됐던 학폭 기록을 확인해서 감점을 했다고 공개했는데요. 감점한 점수, 고작 2점이었습니다. 수능을 잘 봤다면 당락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죠. 하지만 그보다도 제가 더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요. 학폭 사실을 알고도, 결국 소위 이러한 '판을 짠 것'은 바로 어른들이라는 점입니다.

[이만기/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 (JTBC '뉴스룸' / 2월 27일) : 아버지가 주도면밀하게 소송전을 전개한 걸 보면 (수시에선) 징계 사유가 있으면 불이익이 있을 거라는 걸 짐작할 수 있거든요. 정시에 갈 수밖에 없는 거죠.]

정 변호사 부부는 민사고 학폭위의 강제 전학 처분에 불복해서 교육청에 재심을 청구했죠. 그 뒤 법원에 징계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내서, 1년을 더 끌었습니다. 아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는 데만 집중한 탓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러니, 학폭 당사자인 정 변호사 아들에게 재대로 반성할 기회가 있었을까요. 학폭위에 제출한 사과문을 봐도, 그럴 기회가 없었던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성의 없이 딱 6문장 적어내려간 반성문은 학폭위에서조차 지적할 정도였고요. 그래서 다시 쓴 사과문에는 "나도 많이 힘들다" 적어놓았습니다.

[강민정/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달 21일) : 아들은 검사 아빠가 얼마나 자랑스럽고 고마웠을까요? 그래서 그렇게 대학에 들어가서도 자랑하고 다녔겠죠. 검사 아빠는 아들의 잘못을 꾸짖지 않고 제때 반성하고 성찰할 기회를 빼앗아 간 것입니다. 피해 학생의 고통은 외면하게 하고 사과할 기회도 가로막은 부모로서 여전히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아빠인지, 후회는 없는지 꼭 묻고 싶습니다.]

그러는 새 피해자만 계속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입원 치료는 물론이고 극단적인 시도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대학 입시에서 중요한 고등학교 2학년과 3학년, 학교 생활을 정상적으로 하는 것도 힘들어했습니다. 그 결과 정 변호사 아들이 서울대에 가던 때, 피해자는 대학 진학에서 실패했죠.

[JTBC '뉴스룸' (지난달 1일) :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피해자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2차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4개월을 학교에 못 나왔다, 와보니 가해자와 같이 수업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떠들고 다닌다, 얼굴만 봐도 트라우마가 있다"고도 했습니다.]

물론 출신 지역과 외모적인 특징을 비하하면서도, 그것이 폭력인 줄 몰랐다던 정 변호사 아들이 제일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잘못을 잘못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어른들의 책임 역시 분명합니다. 그 부분까지도 대입 제도 손질로 근절이 가능할까요. 이번 '정순신 사태'로 유튜브 상에서 다시 찾아보면서 관련 댓글 남겨주시는 분들도 있던데요. 지난 2019년 저희 JTBC에서 방영한 드라마 '아름다운 세상', 여기에도 학폭 피해자 측에 학폭위 전부터 조용한 해결을 강요하는 가해자 부모가 나옵니다. 드라마 속 대사로 첫 번째 픽, 마무리하겠습니다.

[JTBC '아름다운 세상' (2019년 4월 13일) : 그동안 애들끼리 쌓은 정도 있는데 이렇게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서 저도 너무 안타깝게 생각해요. 그렇다고 애들 싸움에 어른들까지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서야 되겠어요? {지금 뭐가 부끄러운 건지 알아요?}]

두 번째 픽은 < 머그샷은 없었다 > 입니다. 247년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형사 기소된 역대 대통령이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지 시간 4일 오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 나갔습니다. 당초 현지 언론이 예상했던 수갑, 그리고 머그샷은 없었습니다.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지켜준 것입니다.

[JTBC '상암동 클라스' : 전날 뉴욕 트럼프 타워 펜트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보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후 1시쯤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구경 나온 시민들에게 주먹을 들어 보인 그는 소셜미디어에 '너무나 초현실적'이라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런 일이 미국에서 일어나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체포 상태로 전환되기는 했습니다. 체포와 동시에 공개된 공소장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의는 34개입니다. 모두 기업 문서 조작 관련된 것인데요. 그 중 3건은 2016년 대선 도전 당시 성추문 폭로를 입막음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정리해드린 것처럼, 전직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13만 달러를 건넨 것 외에도요. 비슷한 시기 폭로에 나선 성인잡지 모델 캐런 맥두걸에 대해서는, 타블로이드지가 독점 보도권을 산 뒤 보도하지 않게 하는 'Catch and Kill' 방식을 썼습니다. 여기에 트럼프에게 혼외 자식이 있다고 주장한 트럼프타워 도어맨 출신 남성에게 3만 달러를 건넨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습니다.

[앨빈 브래그/뉴욕시 맨해튼지검장 (현지시간 지난 4일) : 피고인은 뉴욕에서의 사업 기록에 대해 반복적으로 허위 진술을 했습니다. 그는 또한 다른 사람들이 거짓 진술을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오늘 모두가 법 앞에 평등하도록 보장할 엄숙한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아무리 돈이 많고 아무리 힘이 있어도 미국이 고수해온 원칙은 바뀌지 않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법정에 들어가서도 "무죄입니다" 답한 것 외에는 50분간 침묵을 지켰다고 하는데요. 그러면서 마러라고에 있는 본인의 자택에 돌아가서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본인을 기소한 브래그 지검장이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도 공격하면서, "대규모 선거 개입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4일) : 나는 미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내가 저지른 유일한 죄는 미국을 파괴하려는 자들로부터 용감하게 나라를 지킨 것뿐입니다.]

본인의 지지자를 향해 보내는 메시지라고 할 수 있죠. 물론 트럼프의 트위터 활동을 겨냥한 것이기는 하지만요, 법정에서 판사는 "대중을 선동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경고도 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여기에 굴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지지층은 이미 결집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형사 기소 이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당내 유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크게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스테파니 루/트럼프 지지자 (현지시간 지난 4일) : 당연히 그는 결백합니다. 그는 결백할 뿐만 아니라, 이 나라를 구하기 위해 억만장자의 생활 방식을 포기했습니다. 그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이것은 권력을 남용하는 것입니다. 순전히 정치적 박해입니다.]

지금까지 전해드린 일련의 흐름이, 비단 미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닌 것 같은데요.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을 한 발자국 떨어져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는 유권자들이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될 듯합니다.

[댄 맥쿨/보스턴 시민 (현지시간 지난 4일) :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에 상당히 질렸고, 많은 사람들이 이 서커스가 언젠가 끝날 필요가 있다고 느끼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의 강한 성격이 그를 수십 년간 시련에서 헤쳐 나오게 했고, 이 점은 정치에서도 분명히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사법제도라면 어느 시점에서 바로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세 번째 픽, < '윗선' 출국금지 > 입니다. 강남 납치 및 살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공범 한 명을 추가로 입건하고, 사건에 관련된 사람 5명을 출국금지 조치했습니다. 5명 중 2명은 코인 관련 업체를 운영하는 유모 씨 부부입니다. 유씨는 이미 구속된 '3인조' 중 주범인 이모 씨에게 착수금 4천만원을 지급해, '윗선'으로 지목된 인물이죠. 조금 전 범행 교사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경찰은 '3인조' 중 한 명한테, 피해 여성을 납치할 당시 주사기를 사용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는데요. 이 주사기, 3인조가 이 여성을 암매장한 대전에 버리고 간 차량에서 나왔습니다.

[주민 (JTBC '뉴스룸' / 지난 1일) : 주사기도 나오고 고무망치 있잖아요. 그것도 나오고 없는 것 없이 막 수십 가지가 나오더라고. 일반 병원에서 쓰는 주사기 있잖아요, 그게 한 다섯 갠가…]

경찰은 이 3인조에 대한 신상공개 여부도 오늘 오후에 논의했는데요. 다정회 시작과 동시에,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는 속보가 들어왔습니다.

다음 픽은 < 보행로가 무너졌다 > 입니다. 오늘 오전 9시 45분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정자교 한쪽이 무너져내리면서, 행인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도심 한복판을 걷다가 순식간에 겪은 참변이 아닐 수 없는데요. 정치권을 중심으로 "신도시라는 말이 무색하게 노후시설이 많다" "해마다 쓰는 교량 안전진단 예산, 제대로 쓰이는지 점검해야 한다" 쓴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성남시는 사과하고, 시내 탄천에 있는 교량 24곳을 모두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의 마지막 픽, < 2천만원 벌금 > 입니다. 음주운전 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배우 김새론 씨에 대해 1심 재판부가 벌금 2천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은 타인에 심각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범죄"라면서 "김씨의 주행 거리가 짧지 않았다"고 지적했는데요. 다만, 김씨가 초범인 데다가, 배상에도 적극 나선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씨는 사과하면서도, 재판 과정 등에서 나온 '거짓 생활고 호소' 논란 등에 대해서는 다음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새론/배우 : 하나하나 짚고 가기엔 너무 많은 것들이어서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생활고 논란이 있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한말씀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피해보상이랑 또 위약금 관련해서 되게 많은 금액들이 나왔어요. 그리고 그동안 제가 거기에 돈을 많이 썼기 때문에 생활고다, 아니다 기준을 제가 정한 것은 아니고요. 힘든 상황인 것은 맞습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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