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도로서 무단횡단 보행자 친 운전자, 억울함 풀었다…“벌점·범칙금 취소” [영상]

도로에서 무단횡단을 하며 주행중인 차량을 향해 질주하는 보행자. ‘한문철 TV’ 유튜브 영상 캡처

 
이른 오전 시간 차를 몰던 중 무단횡단하며 달려오는 보행자를 들이받아 가해자가 된 운전자가 억울함을 해소한 소식이 전해졌다.

교통사고 전문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진행자 한문철 변호사는 지난달 11일 사연을 제보했던 화물차 차주 A씨와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5일 영상으로 공개했다.

앞서 A씨는 지난달 2일 오전 5시쯤 전북 군산시에 있는 어느 왕복 6차선 도로의 1차로에서 녹색 신호에 따라 횡단보도를 통과해 직진하던 중, 무단횡단하며 자신의 차량을 향해 달려오는 보행자 B씨를 들이받았다.

A씨가 급히 정차했지만 B씨는 차 전면에 어깨를 부딪히며 전치 4주 진단을 받았고, A씨의 차 역시 유리가 깨지고 측면이 파손되는 등 피해를 당했다.

사고 당시 B씨는 음주 상태였다.

‘한문철 TV’ 유튜브 영상 갈무리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과실 비율이 9:1이나 8:2라며 A씨에게 벌점 30점과 범칙금 4만원 처분을 내렸다. 범칙금을 즉시 입금하지 않으면 면허 취소가 된다는 경찰의 말에 A씨는 현장에서 범칙금을 송금했다.

이 사고에 대해 한 변호사는 “너무도 안타까운 사건이다. 범칙금을 내면 잘못을 인정한다는 뜻이며 즉결심판을 제기할 수도 없다”라면서 “도로교통공단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할 것을 조사관에게 의뢰하거나 전북경찰청에 재조사를 요청해보라”고 조언했었다.

그 뒤 A씨는 지난달(3월) 28일 사건 처리의 경과를 한 변호사에게 알려왔다.

A씨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서 그에게 벌점과 범칙금을 부과했던 경찰은 “인사사고와는 상관 없으나 2020년에 A씨가 받은 벌점 내역을 확인하고 노파심에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고 말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관할 경찰서의 조사관은 같은달 12일 A씨의 이의 신청을 받아들여 도로교통공단에 그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 분석을 의뢰했다.

그 뒤 공단 측은 A씨가 사고를 도저히 피할 수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공단의 결론을 수용해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넘겼고, 이 사실을 같은달 27일 A씨에게 안내했다. 아울러 A씨에게 부과했던 벌점을 취소하고 범칙금 역시 돌려줬다.

한편 경찰이 재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B씨 측 보험사가 A씨 보험사에 ‘보험 처리를 할 테니 (‘한문철 TV’의 ) 유튜브 영상 등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A씨는 한 변호사의 조언에 이를 거절하기도 했다.

한 변호사는 “경찰 조사관이 뒤늦게나마 최선을 다 해줬다”면서 “무엇보다도 차와 사람 간의 사고는 무조건 차가 잘못이라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