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선 트럼프 “무죄”… 美 대선 ‘사법전쟁’ 속으로

박영준 2023. 4. 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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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사상 초유의 미국 대통령 사법리스크를 촉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세기의 재판이 열린 뉴욕주 법정에 출석, 무죄를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단에서 "이와 같은 일이 미국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도 못 했다"면서 "미국에서 전에 보지 못했던 수준의 대규모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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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입막음’ 34개 혐의 부인
트럼프 집앞서 “바이든 선거 개입”
백악관 “진행중 사건에 언급 안 해”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사상 초유의 미국 대통령 사법리스크를 촉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세기의 재판이 열린 뉴욕주 법정에 출석, 무죄를 주장했다. 이후 그는 곧바로 자신의 안방인 플로리다주로 돌아가 이번 기소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하며 맹공에 나섰다. 성추문을 포함해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의혹이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의 2024년 대선용 소재라 항변하며 본격 선거 운동과 분위기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기소된 美 前 대통령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기소돼 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 출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가운데)이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한 34건의 혐의에 대해 기소인부 절차를 밟으며 마뜩잖은 표정으로 검찰 측을 바라보고 있다. 왼쪽부터 토드 블란치, 수전 네철리스, 트럼프 전 대통령, 조 타코피나, 보리스 엡슈타인 변호사. 뉴욕=AF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주 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기소인부 절차에서 판사가 34개의 혐의를 고지하자 “무죄요”라고 짧게 답했다.

이날 사전 신청을 통해 법정 내부를 취재한 BBC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말이 많은) 평소답지 않게 법정에선 침묵했다”고 적었다.

그는 이날 약 50분간 진행된 기소인부 절차가 끝난 뒤 언론이나 지지자를 향해서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곧바로 차량에 탑승해 뉴욕 공항으로 이동했다.

트럼프는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자택에 도착해서야 입을 열었다. 이곳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장소다.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들이 ‘유에스에이(USA)’를 연호하며 5개월 전 출마 선언 때의 열기를 재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단에서 “이와 같은 일이 미국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도 못 했다”면서 “미국에서 전에 보지 못했던 수준의 대규모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최근에 미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는 헌터 바이든과 바이든 대통령의 가족을 범죄자로 만들지 않기 위해 트위터, 페이스북과 결탁했다”고 경쟁자 바이든 대통령을 소환했다.

백악관은 일절 답하지 않았다. 재판이 진행 중인 구체적 사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가 정치적이라는 여론이 적지 않은 만큼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읽힌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을 묻는 말에 “진행 중인 사건이므로 사건 자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이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와 관련된 질문에 철저히 함구하자 뉴욕타임스(NYT) 백악관 출입기자인 마이클 시어가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1월6일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연설을 포함해 수차례 입장을 밝힌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따져 물으면서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과학기술자문위의 인공지능(AI) 관련 회의를 주재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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