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집불통 … 노력을 믿을 뿐"
열정과 '할 수 있다'는 믿음
수많은 역경 이겨낸 원동력
지난해 컷 통과는 작은 승리
올해 경기력은 더 나아졌다
◆ 조효성 기자의 마스터스 라이브 ◆
"나는 고집불통이다. 여러 차례 수술을 이겨내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이겨내려는 열정이 있었고,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잊지 않았다. 지금 내가 여기 서 있는 이유다."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한마디 한마디는 가슴을 울렸다. 단순히 머릿속에 떠오른 좋은 말을 꺼내놓는 게 아니라 스스로 경험하고 느낀 것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그리고 그 무게감은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25번째 마스터스 토너먼트 출전을 앞둔 우즈가 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87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공식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해보다 경기력이 더 좋아졌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우즈는 2019년 5번째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하며 여전한 실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2021년 2월 교통사고로 다리를 심하게 다친 그는 프로골퍼 생활을 정상적으로 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우즈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컷을 통과한 뒤 47위에 올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18번홀 그린에서 수많은 팬에게 "우즈 고마워요"라는 환호를 한 몸에 받았다. 이후 그는 PGA 챔피언십 기권, US오픈 불참, 디오픈 컷 탈락 등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다.
가장 답답한 사람은 바로 우즈 자신이다. 그는 당시 교통사고에 대해 "다리를 절단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며 "물론 기능은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고 많은 대회에 출전하지도 못하지만 그것이 내가 받아들여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게 어려운 점은 걸어서 이동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작년 마스터스에서 컷을 통과한 것은 내게는 작은 승리에 해당하는 성과였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픈 다리를 이끌고 메이저 대회 출전 의지를 드러내는 이유가 있다. 스스로 고집불통이라고 할 정도로 피나는 노력과 극복의 짜릿함을 알기 때문이다. 우즈는 "열심히 노력하는 것을 믿고 그만큼 결과를 얻는다고 생각한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항상 열심히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런 노력의 결과가 지금 내가 여기에 있을 수 있는 이유"라고 말해 기자회견장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물론 우즈는 이제 자신의 몸 상태뿐만 아니라 나이에 대해서도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앞으로 얼마나 더 우승 경쟁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한 우즈는 "3년 더 있으면 챔피언스 투어에서 카트를 이용할 수 있다. 내가 아는 선수도 이제는 정규 투어보다 챔피언스 투어에 더 많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처럼 날카로운 발톱을 숨기고 있지만 우즈는 우즈다. "최근에 대회에 많이 나오지 못했지만 내가 어느 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오거스타가 될 것"이라고 말한 우즈는 "이 코스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베른하르트 랑거나 프레드 커플스와 같이 나이가 든 선수들은 특정 코스를 공략하는 법을 알고 있는데, 이번주에는 나도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거스타 조효성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혼자 나온 여성 바지만 보면”…공포에 떠는 방콕女, 무슨일이 - 매일경제
- 이수정 “강남 납치·살인 마취제, 연예인들도 쓰는 신종 마약” - 매일경제
- 제주 식상한데 70만원이나?...수학여행비 부담에 등골휘는 부모들 - 매일경제
- 수습 끝 선물까지 돌렸는데…극단 선택한 30대 공무원, 이유는 - 매일경제
- “집사님, 돈 좀 쓰시죠”...댕댕이보다는 역시 갓냥이? - 매일경제
- ‘강남 납치·살인’ 피의자는 이경우·황대한·연지호 - 매일경제
- “오늘 공매도 왜 이렇게 많아”…하이닉스에 무슨 일이 - 매일경제
- IRA로 ‘발등에 불’ 테슬라…韓 배터리 기업 쇼핑나서 - 매일경제
- “한국차 맞아? 토레스보다 역작”…‘임영웅車’ 렉스턴 후속 엿보니 [카슐랭] - 매일경제
- 이영표·이동국, 승부조작 사면 파문 책임지고 축협 부회장직 사퇴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