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효성 기자의 마스터스 라이브] '폭주 기관차' 김주형, 마스터스서 '특급 대우'
'황제' 우즈 앞에 인터뷰 배치
1·2라운드 조편성도 환상적
매킬로이, 샘 번스와 같은 조
최연소 그린재킷 정조준
"우승 경쟁하면 꿈만 같을 것"
◆ 조효성 기자의 마스터스 라이브 ◆
"내가 TV를 통해 골프를 처음 본 것이 2005년 타이거 우즈(미국)가 우승을 차지한 마스터스 토너먼트였다. 그런데 내가 마스터스에 참가하고, 또 우즈의 샷을 직접 보고 그의 노하우를 공유했다. 내 꿈이 이뤄졌다."
20세 나이로 세계 골프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로 우뚝 선 '꼬마 기관차' 김주형은 전 세계에서 모인 기자들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똘망똘망한 눈빛을 보이며 답변을 이어 갔다.
5일(한국시간)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공식 기자회견장. 가장 먼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들어왔고 욘 람(스페인)이 뒤를 이었다. 그다음이 바로 김주형이었다. 더 놀라운 점은 김주형의 인터뷰가 끝나고 바로 '골프 황제' 우즈가 들어섰다는 것이다.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한 20세 선수를 메인 인터뷰 시간에 편성한 것은 이례적이다.
인터뷰 분위기에서도 김주형에 대한 관심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한국 기자들이 질문할 틈도 없이 전 세계에서 온 기자들이 손을 들며 질문을 이어 갔고 인터뷰는 30분을 꽉 채워서야 끝날 수 있었다. 별명의 유래, 출전 소감, 우즈와 함께한 느낌, 20세 같지 않은 이유 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김주형은 앞서 지난 4일에는 우즈, 매킬로이, 프레드 커플스(미국)와 함께 연습라운드를 하며 가장 먼저 주목받은 바 있다. 이날 김주형은 "프레지던츠컵 때 미국팀 부단장인 커플스가 당시 찾아와 '마스터스에서 함께 연습라운드를 하자'고 제안했고 그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습라운드 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최연소 2승을 기록한 김주형을 팬들도 반겼다. 우즈, 매킬로이와 함께 연습라운드를 한다면 관심 밖으로 밀릴 수 있지만 분위기는 달랐다. 김주형은 "연습라운드를 하는 도중 우리 그룹을 둘러싼 군중에 놀랐다. 거의 모든 티에서 나도 기립 박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주형은 우즈의 코스 공략법과 기술을 지켜봤고 자신도 최선을 다해 실전과 같이 샷을 날렸다. 오거스타의 완벽한 코스에서 주눅 들지 않고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준비 덕분이다. 이미 한 달 전에 이곳을 방문해 사흘간 코스를 돌며 그린 경사와 페어웨이 상태 등을 파악했기 때문에 들뜨지 않았다. 김주형은 "우즈와 매킬로이가 코스를 공략하는 것을 직접 보고 특히 우즈가 16번홀에서 칩샷을 하는 위치도 볼 수 있었던 게 정말 중요했다. 나는 모든 것을 얻었다. 그리고 이제 내 게임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즈와 함께 라운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정말 좋았고 기가 막혔다.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많이 배웠다"고 돌아봤다.
이날 김주형은 9홀 라운드를 마친 뒤 걸어서 또다시 9홀을 돌며 코스 구석구석을 점검했다. 김주형은 "내 일을 좀 더 하고 싶었다"는 짧고 강렬한 대답으로 자신이 얼마나 이 대회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지를 표현했다.
김주형에 대한 기대감과 관심의 하이라이트는 '조 편성'이다. 이날 조직위원회가 발표한 1·2라운드 조 편성에서 김주형은 7일 오전 2시 48분 매킬로이, 샘 번스와 1라운드를 시작한다. 그야말로 '최고의 조합'이다. 매킬로이는 세계 랭킹 2위로 명실상부 남자골프 간판선수다. 특히 이번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한다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룬다. 함께 샷 대결을 펼칠 번스는 최근 가장 뜨거운 샷 감각을 지닌 선수다. 앞서 열린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플레이에서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를 제압하는 등 완벽한 경기를 펼치며 우승까지 했다. PGA 투어에서 2021년 2승, 지난해 2승에 이어 올해는 마스터스를 앞두고 '매치플레이 킹' 자리에 오른 것이다. 특히 번스는 물오른 '퍼팅 감각'을 선보이며 까다로운 오거스타 그린을 정복할 우승 후보로 손꼽힌다.
'꼬마 기관차'에서 그린 재킷을 노리는 '폭주 기관차'로 변신한 김주형. 마스터스 토너먼트 조직위도 "꾸준한 상승세를 생각할 때 1979년 퍼지 젤러(미국) 이후 데뷔전 우승을 차지할 강력한 후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주형은 이번 대회에서 '역대 최연소 챔피언'까지 노린다.
[오거스타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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