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으로 간 마크롱 시진핑, 특급의전

마크롱, 경협 위해 中과 밀착
中, 유럽 활용해 美에 맞서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5일 중국을 방문했다. 이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을 만나 경제협력 방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중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7일까지 사흘 일정으로 중국에 체류한다. 이들은 시 주석과 각각 양자회담을 진행하며 6일에는 3자 회동을 한다고 EU가 지난 1일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7일 시 주석과 함께 광저우에서 현지 학생들을 만날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포위망을 뚫기 위해 이들 유럽 지도자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시 주석의 협력이 필요한 유럽을 상대로 미국의 일방적인 외교 전략에 동참하지 않도록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마크롱 대통령이 시 주석을 강하게 밀어붙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한 엘리제궁 관리는 SCMP에 "3년간 이어져온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불안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과 다시 연결해야 한다"며 "마크롱 대통령이 중국 지도자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종식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겠지만 너무 강하게 압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국빈 자격으로 초청한 마크롱 대통령에게 특급 의전과 함께 경제협력 카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AFP통신은 "이번 마크롱 방중에 에어버스와 에너지 기업 EDF 수장 등 기업인 60여 명이 동행한다"면서 "일부는 새로운 계약 체결을 희망한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프랑스 에어버스를 상대로 항공기 추가 구매를 위해 협상하고 있다. 중국은 마크롱 대통령 방중 때마다 에어버스 항공기를 대거 구매하면서 마크롱 대통령의 환심을 샀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경제 분야에서는 중국과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면서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중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벌이는 전쟁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가 EU·중국 관계에 결정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