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용시장 주춤에 ‘금리 동결’ 전망…한은도 따라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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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일 한국은행의 4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앞두고 미국 고용시장이 주춤하고 있다는 지표가 나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긴축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기대가 부상하는 가운데, 한은도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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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일 한국은행의 4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앞두고 미국 고용시장이 주춤하고 있다는 지표가 나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긴축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기대가 부상하는 가운데, 한은도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주 현행 연 3.50% 기준금리의 변경을 논의한다. 한은은 지난 2월 1년 만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4일(현지시각) 미국에서는 고용시장 과열이 조금씩 식고 있다는 지표가 발표됐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2월 구인건수가 993만1천건으로 전달보다 63만2천건 줄어든 것이다. 구인건수는 2021년 5월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1천만건 아래로 내려갔다.
연준은 그동안 일자리보다 일을 하려는 사람이 적은 ‘구인난’ 등 고용시장 과열로 임금이 오르고, 이것이 물가를 끌어 올려 또 임금 재상승으로 이어지는 연쇄적 반응을 경계하며 정책금리를 올려왔다. 구인건수가 감소했다면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게 된다. 이에 곧바로 시장에서는 또 다시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고용 지표 발표 이후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서는 연준이 5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 전망보다 우세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여전히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높지만, 기술 분야의 해고와 임금 인상 완화는 고용시장 약화를 가리킨다”며 “후자의 신호가 아마 현실에 더 가까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이 통화긴축 속도를 늦추면 한은의 운신의 폭도 넓어지게 된다. 한은은 4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세 둔화 추이, 경기 둔화 상황, 실리콘밸리은행(SVB)발 글로벌 불안 및 국내 부동산 경기 등 금융시장 상황, 연준과의 정책금리 차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금리를 결정할 전망이다.
시장 투자자들은 2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 전망에 무게를 더 두는 모습이다. 한은은 지난 2월 기준금리가 충분히 긴축적인 수준에 도달했으므로 향후 물가 둔화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가장 낮은 4.2%를 기록했으므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번 더 동결할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5일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이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미 연준의 긴축 경계감이 약화된 만큼 한은의 추가 인상 부담도 낮으며, 경기 둔화 및 대외 금융 불안을 고려할 때 금리 동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거론된다. 기준금리 인상 행보를 종료하기에는 아직 불확실한 변수가 많이 남아 있어서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상승세가 둔화했으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 상승률은 4.0%로 전월과 동일해 고물가 추세가 꺾였다고 보기에는 애매한 상황이다. 여기에 산유국 모임인 오펙 플러스(OPEC+)가 지난 2일 ‘깜짝 감산’을 발표하면서 국제유가는 이날 배럴당 81달러(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기준)까지 오르면서 요동치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역시 위험이 더 번질지, 이대로 소강될지 불투명하다는 점도 중요한 변수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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