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순위 내려앉은 롯데·신라면세점…하반기 전망은?

김소형 2023. 4. 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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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오랜 기간 고전해 온 국내 면세점 업계가 글로벌 순위에서도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4일 고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면세점별 매출액 현황'에 따르면 2019년 24조8586억원을 기록했던 국내 대기업 면세점 매출은 2022년 17조8164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업계 1위 롯데는 2019년 9조3539억원에서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에는 6조221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어 2021년 5조6695억원, 2022년 5조3469억원으로 감소세가 지속됐다. 2위 신라의 경우도 2019년 6조5873억원에서 2020년 3조3855억원, 2021년 4조3396억원, 2022년 4조3505억원으로 매출이 하락했다. 신세계 역시 2019년 4조4783억원에서 2022년 3조6668억원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이같은 국내 면세업체들의 부진으로 인해 글로벌 면세업계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영국의 무디 데이빗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중국 국영면세점그룹(CDFG)이 글로벌 면세점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한 뒤 롯데, 신라, 스위스 듀프리가 세계 '2~4위'로 자리잡았다. 2021년 기준 CDFG 매출은 93억6900만유로(한화 약 12조6000억원)로 세계 1위를 기록했고 롯데(매출 40억4600만유로·한화 약 5조6695억원)와 신라(매출 39억6600만유로·한화 약 4조3396억원)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스위스 듀프리가 매출 9조3890억원을 기록하며 롯데와 신라를 따돌리고 글로벌 면세점 순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엔데믹·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맞아 하늘길이 열리며 여행객들이 늘어나고 있고 특히 '제로 코로나'를 표방했던 중국에서도 여행객들이 곧 쏟아져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면세업계에도 서광이 비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면세업계는 매출 증가는 물론 수익성 강화를 위해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우선 국내 면세점들은 올해부터 다이궁(보따리상) 송객수수료율 조정에 들어간 상황이다.

면세점이 다이궁이 구매한 상품 금액에 따라 여행사들에게 지급하는 송객수수료는 코로나19 이후 40% 후반대까지 상승하기도 했는데, 이 때문에 사실상 '제 살 깎아먹기'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리오프닝과 더불어 이를 '정상화'하는 과정에 있는 것.

면세업계 관계자는 "1월에는 한중 양국 간 단기 비자 발급 제한 조치와 다이궁(보따리상) 송객수수료율 인하로 매출이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2월에 회복세를 보였고, 조정기간을 거쳐 3분기부터는 상황이 보다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2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90억원으로 전월(7974억원) 대비 36.7% 증가했다. 중국 단기 비자 재개 효과다.

또한 지난달 기준 인천공항 방문객 수는 2019년 대비 6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앞으로 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 면세점들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사실상 인천공항 면세점 일반 사업자 후보에서 탈락해 입찰에 실패한 롯데면세점의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롯데·신라·신세계·현대 등 국내 면세점 4개사와 CDFG 등 5개사가 제출한 사업 제안서 평가 및 입찰가격 개찰 결과 등을 바탕으로 복수 사업자를 선정했는데, 롯데는 CDFG와 함께 사업자 후보에서 제외됐다. 롯데는 지난 2015년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당시 높은 금액을 써내 사업권을 따냈지만 높은 임대료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2018년 일부 매장을 자진 철수한 바 있는데, 이같은 경험에서 타 사업자보다 20% 가량 낮은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올해 7월부터 향후 10년간 인천공항에서 면세점 운영이 어려워졌다.

이와 관련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수익성 및 면세산업 전망을 고려해 사업권 입찰에 임했다"며 "앞으로 시내점 및 온라인 마케팅 강화에 주력하고 내실 경영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또한 사업다각화를 위해 오는 6월 예정된 호주 멜버른 공항점 오픈 등 글로벌 사업 확장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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