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로 만든 우주선·테이블 박스…'램레이드'의 기발한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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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m 높이의 우주선과 대형 6m 벽체, 테이블 박스까지.
램레이드의 설립자인 한주예슬 대표는 "아트 프로젝트 내에서 심미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를 환기시켜 선한 영향력과 가치를 나누는 것이 목표"라며 "환경과 사회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면서도 예술을 건강하고 오래 지속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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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제작부터 마무리까지 책임
쓸모없어진 소품 재판매·대여
"친환경 소재 활용한 디자인 선보일 것"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5.8m 높이의 우주선과 대형 6m 벽체, 테이블 박스까지. 주변에서 볼 수 있을 법한 것들이지만 이 모든 것들을 ‘종이’로 만들었다고 하면 입이 떡 벌어진다. 친환경 소재인 허니콤 종이 보드와 생분해 현수막 등을 적극 활용해 공간을 연출한 것이다.
이번 행사를 위해 맞춤 제작된 공간 연출 물은 재활용이 가능한 골판지, 소량 플라스틱으로 이뤄졌다. 행사 종료 후 재활용 센터와 폐지를 찾으시는 할머니의 품으로 이동되어 극소량의 일반 쓰레기 이외의 산업 폐기물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채린 디자이너는 “친환경적인 공간인 동시에 시각적 즐거움 또한 잃지 않기 위해 빈 공간이 없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탄생한 공간은 마치 우주 센터에 입장해 우주선을 타고 출항하는 듯한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또한 ‘새로운 도약을 위해 Launch pad에 모인 13개의 로켓과 13명의 우주 비행사들’이라는 ‘더 데뷔(The Debut)’ 행사 컨셉을 위해 영화 미술에서 사용되는 ‘프로덕션 디자인’ 방식을 차용했다. 이 디자이너는 “종이를 사용하는 대신 공간이 약해보이지 않도록 넓은 면적과 곧은 직선을 디자인에 적극 활용했다”고 말했다.
‘램레이드’는 2020년 설립된 영상미술 프로덕션이다. 다양한 문화예술 업체들과 협업하며 특색 있는 공간 디자인을 선보여왔다. 단순하게 공간을 인테리어하는 것에서 벗어나 주제에 맞는 아이디어를 통해 공간 제작 준비부터 마무리 단계까지 책임지고 있다. 램레이드가 디자인을 담당한 대표작으로는 이일하 감독의 ‘모어’, 유지영 감독의 ‘Birth’, 임흥순 감독의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 등이 있다.
한 대표는 2022년 후암동에 램레이드 소품 샵을 개점했다. 공간연출 이후 쓸모없어진 소품과 재료를 재판매하거나 대여할 수 있는 매장을 만들어 운영해왔다. 해당 공간에서 판매되는 물품은 영화, 뮤직비디오 촬영시 사용된 각종 인테리어 물품 등으로 이뤄져있다. 올 하반기 개봉 예정인 20대 청년 봉준호에 관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노란문: 봉준호 감독의 미공개 단편 영화를 찾아서’에서도 램레이드의 소장품들을 볼 수 있다.
한 대표는 “우리는 매력적인 디스플레이를 선보여 훔치고 싶을 정도의 욕망을 이끌어내는 문화예술계의 선(善)한 도둑들”이라며 “앞으로도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미술 프로덕션을 미래 경영 비전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윤정 (younsim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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