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법 대안이 '밥 한공기 다먹기 운동'… 與 황당 발상

이지용 기자(sepiros@mk.co.kr) 2023. 4. 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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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 방송 출연해 제안
여당내서도 "먹방 정치냐
尹 거부권 진정성에 찬물"
김재원 이어 최고위원 구설
野 "13일 양곡법 재투표"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사진)이 5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먹기 운동'을 제안하자 야당과 여당을 비롯해 각계에서 황당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전광훈 목사와 관련해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에 이어 또 지도부 말실수가 구설에 오른 셈인데, 조 최고위원은 "진의를 왜곡한 선전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민생대책특별위원회인 '민생119' 위원장을 맡은 조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거부권을 행사한 야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쌀 의무 매수법)과 관련해 "민생119에서 나온 건, 지금 남아도는 쌀 문제가 굉장히 가슴 아픈 현실이라 '밥 한 공기 다 비우기'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한 공기 다 먹기? '두 공기 먹기' 이런 거요?"라고 실소했지만 조 최고위원은 "여성분들 같은 경우 다이어트를 위해서도 밥을 잘 먹지 않는 분들이 많은데 밥은 다른 식품들과 비교해서 오히려 칼로리가 낮다"며 진지하게 강조했다. 이어 "그런 걸 적극적으로 알려 나가야 한다든가, 국민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도 양곡법 재의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논평을 내고 "밥 한 공기 다 먹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냐"고 꼬집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기 직전에 "쌀값 대책으로 국민의힘이 '밥 한 공기 다 먹기 운동'을 내놓은 것이 정말입니까"라고 발언했다. 이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정말 황당한 발상이라 말을 못하겠다"고 호응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게 무슨 대책이 되겠느냐"며 "본인이 그런 뜻으로 말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먹방으로 정치할 거면 그냥 쯔양(먹방 유튜버)이 당대표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는 글을 올리고 해당 글에 '#거부권행사에_담긴_의지는_밥 한 공기로_날아가네'라고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여야의 뭇매가 이어지자 조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생119 첫 회의에서) 밥 한 공기 먹기 캠페인, 쌀빵·쌀케이크 같은 가루 쌀 제품 현장 찾기 등 회의에서 나온 몇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발언의 진의를 왜곡해 선전 선동을 벌이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4월 국회 첫 본회의가 열릴 13일에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투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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