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공매도 1천만주 하이닉스 무슨 일이?
외국인 헤지물량으로 추정
1분기 대규모 적자를 낼 것이라는 우려 등으로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는 SK하이닉스에 대해 하루 동안 1000만주가 넘는 공매도 폭탄이 쏟아지면서 투자자들이 바짝 긴장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SK하이닉스가 2조원대 해외 교환사채(EB)를 발행한 데 따른 헤지 물량일 것으로 추정했다.
5일 한국거래소는 하루 동안 SK하이닉스를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했다. 지난 4일에만 1000만6643주가 공매도되며 이날 거래량의 60%를 차지했다. 거래대금은 8362억원으로 3일 공매도 거래대금(95억원)의 87배에 달한다. 공매도 과열 종목은 당일 공매도 거래량이 전체의 20% 이상이고 직전 40일 평균 대비 2배 이상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지정된다. 시가총액 3위 종목이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공매도는 통상 1거래일 후 거래 규모가 발표된다. 4일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10% 하락했으나 5일에는 0.12%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4일 공매도 물량 중 대부분은 장 개시 전, 장 개시 후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 방식으로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4일 2조2000억원대 해외 교환사채를 발행했는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공매도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교환사채는 투자자가 보유한 채권을 일정 기간 이후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채권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교환사채 발행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교환사채 투자자들이 헤지 목적으로 공매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헤지펀드들이 SK하이닉스에 대해 공매도 포지션을 잡은 물량과 교환사채 헤지 물량이 합쳐지면서 공매도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SK하이닉스에 대해 외국인의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한 달 동안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6449억원어치 팔았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1조3750억원어치 매수한 것과 대비된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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