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북 세력이 기생충처럼 아이들 세뇌”···국민의힘, 대정부질문을 ‘이념투쟁 장’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은 5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국내 친중·친북 세력의 위협과 이승만 초대 대통령 재평가 등을 강조하며 이념 공세를 폈다. 야당 의원들은 일본과의 저자세 외교와 주69시간제 근무를 가능하게 한 고용노동부의 근무시간 개편안을 질타했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친북 세력이 있는 곳에 늘 친중 세력이 있다”며 “이들은 안으로부터 체제 정복을 시도하고 기생충처럼 들러붙어 국민 혈세를 빨아먹으며 갖은 교활한 방법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친중, 친북 사상을 세뇌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서울대가 도서관에 시진핑 기념관을, 공대에 시진핑호를 운영하고 있다”며 “중국 내 인권 탄압으로 국제사회 지탄을 받는 시진핑 기념관을 여전히 운영 중인데 어떻게 생각하나”고 물었다. 이어 “공자학원이 대학생뿐만 아니라 어린 중·고생한테까지도 중국 공산당 체제를 선전하고 사회주의 사상을 세뇌하는 행태를 이대로 방치하실 건가, 공자학원을 퇴출시켜야 하지 않나”라고 질의했다. 한 총리는 “시진핑 기념관은 서울대가 여론을 고려해 적절하게 처리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공자학원은 일부 대학이 자율적으로 부속 시설로 설치 운영 중으로 주로 중국어 교육과 문화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당 서정숙 의원은 이승만 전 대통령 재평가를 주장했다. 그는 “해방 이후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강국으로 발전한 원천은 위대한 국민 그리고 위대한 국가 지도자의 애국심과 통찰력이었고 그 덕분에 자유 대한민국의 번영을 누릴 수 있다”며 “그 출발점에 국부 이승만 대통령의 독립 정신, 건국 정신이 있었음을 한시도 잊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독재와 친일의 프레임으로 덧씌워진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가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며 “자유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다수의 국민들이 이승만 건국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고 했다. 한 총리는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세우시고 한·미동맹을 이끌어낸 초대 대통령으로서 업적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이를 재조명하는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민국은 노조의 탈을 쓰고 온갖 불법을 저지르는 강성노조 공화국”이라며 “심지어 북한과 동조해 국가 전복을 기도하는 책동도 주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노총 소속 전현직 간부 4명이 문재인 정권 출범 후인 2017년 8월부터 지속적으로 북한 공작원을 만나 지령을 받아왔다”며 “노조가 조합원의 권리신장보다 국가 전복을 꿈꿔온 건데 명백한 반국가적 행위다. 철저히 수사해서 뿌리뽑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정부는 국가 존립을 훼손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엄정하게 법 집행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일본과의 저자세 외교 비판에 힘을 쏟았다. 강민정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이 사실상 일본이 전쟁 가능 국가로 가는 걸 지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만약 일본이 중국이나 북한에 반격하면 우리 머리 위로 미사일이 왔다갔다 하면 아무 영향 없이 평화가 유지되나”라고 따져 물었다. 한 총리는 “일본이 군사적으로 강해지는 것하고 과거의 군국주의 시대와 같은 행동을 대한민국에 하리라고 기대(생각)하는 것은 좀 합리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철석같이 일본을 믿고 있다”며 “그 말에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맹성규 의원은 “일본의 반성 없이 어떻게 국민을 납득하고 설득할 수 있겠나”라며 “독도는 우리땅,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일제침략의 만행 인정과 사과라는 당연한 요구가 반일을 외치며 정치적인 이득을 취하는 건가”라고 추궁했다. 한 총리는 “불행한 과거의 문제 때문에 우리가 발목이 잡혀서, 과거사에 얽매여서 미래를 향한 한이간의 협력을 해나갈 수 없는지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지난 3일 대정부질문에서 강제징용 제3자 변제안에 대해 “가장 큰 돌덩이를 치웠다”고 말한 것과 표현을 달랐지만 같은 기조를 유지했다.
한 총리는 “독도는 우리 땅이 맞나”라는 맹 의원 질의에 “절대로 아니다”라고 말실수를 하기도 했다. 맹 의원이 “네?”라고 반문하자 “죄송하다. 절대로 일본의(땅이 아니다)”라고 정정했다.
한 총리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강은미 정의당 의원 질의에 “수산물을 수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잖나. 이걸 지금 몇번을 이야기하고 있는데”라고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강민정 의원은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 “일하다가 아파서 쉬면 휴식이 아니라 요양”이라며 “30인 이하 영세 기업에서 누군가 장시간 일하고 나 휴가 갈래 이러면 대체 인력이 확보될 수 있나”라고 질타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실노동 시간을 줄이면서 시대의 흐름에 맞게 탈법, 편법 이런 것들을 없애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미래 노동이라면 주 4.5일제나 주 36시간제를 이야기하는 게 우리 국격에 맞다”며 “철회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강민정 의원은 정순신 변호사 검증에 실패한 한동훈 법무장관에게 “2003년 김두관 장관도 사전에 (사퇴 이유가 된) 대학생들의 불법시위를 구조적으로 알 수 없었는데 사퇴한 것은 정무직인 국무위원은 결과에 책임을 지기 때문”이라며 간접적으로 인사 검증 책임자인 한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한 장관은 전해철 민주당 의원이 답변 태도를 지적하자 “정상적인 질문을 하실 경우에는 정상적으로 답변드리고 있다”고 답해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를 받았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윤석열 대통령은 남은 임기 절반 채울 수 있을까
- “이러다간 또 탄핵”… 신용한이 인수위를 떠난 까닭
- “커플템 NO” 정우성·신현빈, 열애설 초고속 부인
- 유승민 “역시 ‘상남자’···사과·쇄신 기대했는데 ‘자기 여자’ 비호 바빴다”
- ‘만선의 비극인가’…금성호, 너무 많은 어획량에 침몰 추정
- “머스크가 최대 수혜자?”…트럼프 당선에 테슬라 시총 1조 달러 돌파
- 북한, GPS 교란 도발…선박·항공기 등 운항 장애 발생
- 로제 ‘아파트’ 영국 싱글 차트 3주 연속 최상위권
- 억대 선인세 받고 영국서 출판되는 ‘K-라면’ 에세이
- 때로는 익숙한 풍경이 더 눈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