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남 납치·살인 피해자, '살인 교사' 혐의 받는 부부 고소 준비 중 사망

A씨 지인 "피해자 죽으면 유 씨 부부와 코인 발행 대표가 이득"
경찰, 강도살인 혐의 피의자 연지호·이경우·황대한 신상 공개

‘강남 납치·살해 사건’ 피의자. 왼쪽부터 연지호, 이경우, 황대한. 사진=서울 수서경찰서 제공

[서울경제]

강남 납치·살인 사건의 피해자 A 씨가 5일 강도살인교사 혐의로 체포 된 유 모 씨 부부의 고소를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 씨와 유 씨 부부는 P코인을 두고 갈등을 벌이던 관계다. P코인을 발행한 이 모 대표는 현재 필리핀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한 지인은 이날 서울경제와 통화에서 “A 씨는 유 모 씨 부부와 P코인을 발행한 이 대표를 각각 고소하려고 자료를 모으던 중이었다”며 “A 씨는 유 씨 부부와 함께 P 코인에 투자했지만 유 씨 부부가 시세조종으로 홀로 수익을 봤다고 피해자들과 대응을 마련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 씨 부부와 이 대표는 사실상 한 팀처럼 움직였다”며 “이 셋은 A 씨가 사망하면 이득을 볼 인물들”이라고 밝혔다. A 씨는 P 코인에 30억 원 가량을 투자했다가 1억 원 정도만 회수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께 경기도 용인시 죽전동에서 유 씨를 강도살인교사 혐의로 체포했다. 유 씨는 부인 황 씨와 함께 코인 관련 업체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A씨를 살해한 황 모(35·주류업체 직원)씨는 유 씨 부부가 피의자 이 모(35·법률사무소 사무장)씨에게 4000만 원을 착수금으로 지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 씨와 이 씨 사이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이날 경찰이 유 씨를 체포하면서 총 5명이 입건됐다. 기존에는 강도살인 혐의를 받는 연지호, 이경우, 황대한과 범행 이전부터 미행을 하는 등 강도예비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이 모(20대·무직)씨까지 총 4명이었다. 경찰은 “공범 관계나 배후 등을 확인하기 위해 폭넓게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추가 입건자에 대한 내용을 밝히는 것은 공범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신상공개심의위원회(신상공개위)를 열고 강도살인 혐의를 받는 피의자 연 씨, 이 씨, 황 씨 3명에 대한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경찰은 “범죄의 중대성과 잔인성이 인정되고, 충분한 증거가 존재하며, 유사 범행 예방 효과 등 공공의 이익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신상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 일당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46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귀가하던 피해자 A씨를 차량으로 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납치 7시간 만인 지난달 30일 오전 6시께 피해자의 시신을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지 42시간 만에 서울과 경기 성남 등지에서 이들 3명을 붙잡았다.

박신원 기자 shin@sedaily.com정유민 기자 ymje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