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해태 무리한 압박, '가짜 매출'까지...2017년 무슨 일이?

■ 진행 : 이광연 앵커, 박석원 앵커

■ 출연 : 이준엽 사회1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Q]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그리고 지난 2016년에서 2017년 사이 집중된제과업체 크라운해태 소속 회사들의매출 부풀리기에 대해YTN이 집중보도 하고 있습니다.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또 그 배경은 무엇인지 이 내용 취재한사회1부 이준엽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번 기사를 이해하려면 영업 관련 용어들을 먼저 알아야 되더라고요. 가판도 있고 또 기타코드, 이런 것들도 이해할 텐데 먼저 매출 부풀리기라는 게 어떤 건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우선 가공판매, 가판이라고들 부르는데요. 쉬운 말로 가짜 판매를매출 전산에 잡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 판 것으로 기록하고세금계산서까지 발행하고 있습니다. 제과뿐만 아니라, 음료나 제약 같은 경쟁이 치열한 영업 부문에서과거 관행적으로 많이 이뤄져 왔습니다. 업체가 영업사원들에게 높은 매출 목표를 내리면 실제 팔 수 있는 양은 한계가 있다 보니목표를 못 채운 걸 전산에만팔았다고 기재하는 겁니다. 회사에서도 이런 상황을 모르지 않습니다. 제과 업계 등에서는 입사할 때신원보증인을 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퇴사할 때는 미수금 변제각서를 쓰거나가판에 대해서는 횡령 인정 각서를 쓰게도 합니다. 매출목표가 과하면,빚도 따라온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거죠.

[앵커]

영업 부문에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렇게 얘기해 주셨는데 굳이 유독 크라운해태에서 문제가 된 이유는 뭡니까?

[기자]

이런 가판이 일반적인 수준이고 종종 있는 일반적인 수준이라면,일부 직원의 일탈이라고 보기에는 해태제과에서는 너무 집중적으로 일어났다는 게 문제입니다. 2016년에서 2017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일어났는데 거의 모든 영업소에 이런 가판이 있었던 것으로 YTN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당시 액수가 영업소당 3억 원에이르렀다는 직원 진술도 있는데,한 번 들어보시겠습니다.

[A 씨 / 해태제과 영업소장 : 나도 뭐 해태제과 다니면서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다, 나도. 거의 영업소에서 뭐 3억씩 가판(가짜 판매) 잡고 그랬는데. 우리는 뭐 어떻게 그거를 알아서 하냐고. 위에서 그렇게 매출을 잡으라고 하니까 그렇게 진행했던 거지.]

자신이 임의로 한 것이 아니다, 회사에서 용인을 하니까 했던 거다,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을 보실 수 있는데 실제로 취재진이 여러 직원 진술을 종합해봤는데모두 회사의 용인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회사에서는 전산을 보면정상거래가 아니라는 것을어느 정도 알 수 있는 상황인데요. 예를 들어서 평소 700만 원을 팔던 직원이갑자기 1500만 원을 팔고,특정 과자 제품만 수십 수백 상자를 시켰다고 매출이 찍혀 있으니까요. 특히 전산상 회계를 실제 매출과언젠가는 맞춰야 하거든요. 해태를 보면 2017년 중순부터 정리를 시작해서기존 부풀렸던 매출을 다시 빼는 작업이2∼3년 동안 이뤄졌습니다.

이 기간 회사는 매출을 손해 볼 수밖에 없는데 그동안 회사가 양해해 주지 않으면 이런 일이 어렵겠죠. 지난해에 세무당국이 이 시기 해태제과가매출 세금계산서를 과다 발급한 걸 적발해서 추징세금 60억 원을 부과했는데요. 60억 원이라는 게 부풀린 액수에 대해서 부과하는 게 아니라 부풀렸던 것 가운데 미처 고쳐놓지 못한액수에 대한 겁니다. 그러니까 실제 해당 시기 매출 부풀린 금액은 훨씬 클 수 있는 상황이죠.

[앵커]

지금 이 기자 뒤로도 보이지만 저렇게 박스 속에 있는 과자 이름들 다 우리가 굉장히 익숙하게 먹고 있는 먹거리들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좀 더 주목하는 뉴스인데 같은 그룹 크라운제과에서도 가판이 있었다고요?

[기자]

비슷한 시기에 공교롭게 이루어졌는데 2016년에서 2017년쯤강한 매출 압박이 있었다고 합니다. 다만 크라운제과 경우는 지난해 세무조사에서추징세금은 없었기 때문에, 앞서 말씀드렸듯이 미처 정정하지 못한 금액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때 본사가 만든 특정코드를 이용해서가판을 집중적으로 잡기도 했고요. 영업소들을 관리하는 지점장에게영업소장들이 매일 가판 액수가 얼마인지,정리는 얼마나 했는지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직접 상황을 들어보시겠습니다.

[B 씨 / 지난 2017년 당시 크라운제과 영업소장 : 날마다 일일보고를 합니다. 저희가, 소장들이. 원래 가판이 얼마였는데 오늘 얼마나 정리를 했고 얼마 남았습니다. 지점 차원에서도 지금 한동안은 답을 못 구하니까, 해태 조직은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지. 세금계산서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

또 해태 영업소에가판을 얼마나 잡았고, 세금계산서 해결을어떻게 했는지 알아보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크라운해태 소속 제과업체들 사이에 그 시기 가판이 문제였고, 만연했다는 정황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겁니다.

[앵커]

지금 앞서도 얘기했지만 매출을 부풀리더라도 언젠가는 다시 빼는 작업이 필요한 거잖아요.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부풀린 겁니까?

[기자]

일단 회사 설명은 당시 매출목표가 과하게 설정돼생긴 일이라는 겁니다. 크라운제과나 해태제과나 한 식구이다 보니까 영업소에서 과자를 서로 같이 팝니다. 크라운 영업소도 해태 제품을 파는 식인데요. 해태 허니버터칩이 대박을 터뜨리면서2015년 매출이 빵 뛰었는데, 열풍이 꺾이고 나서도2016년과 17년 목표를 안 낮춰서영업직원들이 일부 비정상적인 방법을동원했을 뿐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석연찮은 점이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2016년 4월에 해태제과가,2017년 3월엔 지주사인 크라운해태홀딩스가코스피에 상장한 겁니다. 매출 부풀리기가하필 이 전후 집중적으로 이뤄졌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상장 전후, 주가 관리를 위한 목적일 수 있다고지적하는 이유입니다. 회계사 진단 한 번 들어보시죠.

[김경율 / 공인회계사 : 당시 상장 주관사나 그리고 해당 회사 모두 어떤 주가 부양이라든가 주가를 관리할 그러한 유인이 충분히 있었을 테고요. 그와 같은 한 수단으로서 이와 같은 가공의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다만 어떤 전문가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매출을 부풀릴 의도였다기보단,다음 해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잠깐 당겨올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 이런 분석도 했었는데요. 어떻게 됐건 실적관리를 해야 할유인은 있었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실제로 크라운에서는 영업조직을 총괄하는 본사의 시판영업부장이 매출을 압박하면서 직접 재상장을 언급했습니다. 당시 영업직원들에 대한 교육에서도그런 언급이 수시로 이뤄졌다는 증언이 나오는데요. 역시 들어보시겠습니다.

[C 씨 / 지난 2017년 당시 크라운제과 영업소장 : 화상회의를 통해서라던가 아니면 오프라인 회의를 통해서 그런(상장) 얘기를 계속했었고 그러다 보니까 너희한테 어쩔 수 없는, 이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돼 버리는 상황이다.]

그러나 크라운해태는 지난 2017년 크라운해태홀딩스 상장이분할상장이라고 해서 매출엔 크게 영향을 받지않는 형태로 이뤄졌기 때문에구태여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고해명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문제로 해태는 회계감사까지 받았다고요?

[기자]

회계감사는 상장회사라정기적으로 받아야 하기는 하는데 이번에는 추가로 포렌식, 그러니까 수사 성격의 회계감사를 추가로 받은 게 확인됐습니다. 원래 감사를 맡는 회계법인에서,이 의혹에 대해서 제3의 법인을 통해서추가로 검증을 받지 못하면 이것을 할 수 없겠다, 이렇게 판단을 한 건데요. 이 때문에 감사보고서 제출이 한차례 늦어져, 주주총회 하루 전에 간신히 공시됐는데요. 자칫 기한을 넘겼다면거래 정지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었습니다. 감사 결과 해태제과는'내부회계관리제도'에서 낙제점을 받았습니다. 왜인지 전문가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박동흠 / 공인회계사 : 감사인은 과거 부정에 대해 회사의 감독기구가 역할을 적절히 수행하지 않아서 내부 통제가 취약하다, 그래서 내부회계관리제도 부적정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그러니까 해태제과에과거 매출 부풀리기를 제대로 감독하거나조사할 체계가 갖춰지지 못했다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이때 생긴 일로 크라운해태가여전히 곳곳 갈등도 빚어지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세무조사로 해태제과가추징금을 내게 됐다는 말씀 앞서 드렸는데요. 허위 매출을 끊은 데가 있으면 매입이 끊긴 곳도 있겠죠. 해태제과에서 과자를 사서,마트에 납품하는 도매상들이이런 가짜 세금계산서를 많이 받았습니다. 해태 소속 영업사원들이도매상들에게 말없이 세금계산서를 끊거나 미리 부탁했다라는 말도 있는데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신규택 / 해태제과 거래 도매상 : 그 당시에는 설명은 없었어요. '사장님 죄송한데, 이게 저희가 사정이 이래서 가짜 매출을 잡았는데 요걸 자기네가 언제까지 털겠습니다.]

이때는 그만큼 비용처리가 됐을 거기 때문에 세금에서 어느 정도 감면을 받았을 거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다시 계산해서 세금을 부과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 추징이 들어갔는데,취재진이 확인해보니 도매상마다 많은 경우 4천만 원에 이르기도 하는 세금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돈에 대해서 도매상들이도의적 책임을 지기를 해태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몇 년 만에 '물어내라'는 전화를 받는해태제과 소속 영업사원들도 난감해 하고 있는데요. 액수가 적으면 회사나 개인적으로 해결하지만,큰 곳도 있다 보니 방법을 찾을 수 없다고난처해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 번 들어보시겠습니다.

[D 씨 / 해태제과 영업소장 : 사장님네랑, ○○상사라고 하나 지금 나온 데가 있거든요? 거기는 뭐 다 합치니까 170만 원? 부가세까지 해서 그거 밖에 안 나와서. 나름대로 제가 해결을 하긴 했거든요.]

해태는 도매상들의 피해 금액이 확정되면도울 방안이 있는지 검토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 밖에도 당시해태가 선입금을 받고는 물건을 덜 줬다면서 도매상이 소송을 건 경우도 있는데,역시 과도한 매출 압박 틈에벌어진 일로 보입니다. 또 크라운에서는 당시 퇴사한 일부 영업사원들을 상대로 가판 금액 등이 횡령이라며민·형사 고소를 진행했는데요. 법적 대응에는 대형 로펌을 선임했습니다. 대법원에서는영업소장으로 일하다 퇴사한 직원에 대해서배상책임을 회사 7, 직원 3으로판결 내리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가판에 대해서는회사 책임도 크다는 거죠.

[앵커]

그러면 끝으로 크라운해태 측 반론까지 짧게 정리해 주시죠. [기자] 알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해태와 크라운 모두 상장 시점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특히 크라운에서는본사가 만든 특정 코드에 가판이 몰렸다고앞서 말씀드렸는데요. 해당 코드는 가판을 잡기 위한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문제를 인지한 뒤에 정리하려고 만든 코드라고 해명했습니다. 오히려 2017년에 감사를 통해문제를 적발하고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섰다고 주장하는 건데요. 설명 한 번 아까 들어보셨으니까 좀 더 해 보겠습니다. 크라운해태 해명을 받아들이더라도, 별도 코드를 만들어야 할 만큼가판이 광범위하게 일어났다는 점만큼은부정할 수 없겠죠. 게다가 취재진은 해당 코드가 일부 지점에서 실제론 가판을 더 잡는 데에사용된 걸 확인했습니다.

또 대외비라고 말하거나세금계산서 문제가 안 된다며적극적으로 처리를 요구하는 내용의직원들 단체 대화방도 확보했습니다. 이밖에 가판을 매일 보고하고이걸 어떻게 정리할지에 대해서크라운과 해태 소속 영업소들이서로 소통하기도 했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이것도 한 번 들어보시죠.

[B 씨 / 지난 2017년 당시 크라운제과 영업소장 : 이렇게까지 했습니다. 오늘 목표 대비 10%를 팔자, 5% 가판을 정리하고 5%는 판매 기표를 하자. 그런 식으로 본부에 업무요청을 합니다. 본부에서도 '오 좋다. 그러면 그렇게 정리해라.' 그러면 본부가 그걸 몰랐을까요?]

이처럼 유독 2016년과 2017년 사이,조직 전체에 가판이 만연했다는 것을 보실 수 있는데요. 설령 크라운해태 해명처럼매출 부풀리기가 전체 조직이 아니라일부 구성원의 문제였다 하더라도, 이처럼 잘못이 광범위하게 드러난다면도매상이나 혹은 전 직원들 등과 다투기보다 도의적인 책임을 다하는 모습이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앵커]

혹시 도의적인 책임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저희가 또 보도하겠습니다. 사회1부 이준엽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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