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배달은 기본, 캠핑장까지 접수…자율주행 로봇 봇물

고민서 기자(esms46@mk.co.kr) 2023. 4. 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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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 LG전자 로봇 활용
사내카페 배송 서비스 개시
네이버 신사옥선 택배 일상화
통신사는 실외로 시장 확대
KT, 캠핑장 배송 로봇 사업화

직장인 A씨가 출근하는 시간에 맞춰 로봇이 그의 사무실 책상으로 커피를 배달한다. 이내 바쁜 업무 탓에 직접 택배 수령이 어려웠던 A씨를 대신해 배달 로봇은 사무실 자리까지 물품을 가져다준다. 점심 식사를 간편하고 빠르게 해결하고 싶었던 A씨는 로봇이 전해준 햄버거를 먹으며 잠깐의 여유를 만끽한다.

지난해부터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제2사옥 '1784'를 누비고 있는 배달 서비스 로봇 '루키'의 실제 사례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1784에는 택배·음료·도시락 배달 등 용도별로 나눠진 루키 100여 대가 업무 공간 전층을 오가며 직원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로봇 대중화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실험적으로 네이버처럼 사옥이나 대형 쇼핑몰 등 특정 공간에 배달 로봇을 배치해 서비스화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향후에는 일상 전반에 걸쳐 자율주행 로봇이 활보하는 상황이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신 3사를 필두로 네이버와 카카오 등 정보기술(IT) 업계 주요 플레이어들이 로봇을 사용하는 다양한 서비스 플랫폼을 속속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모빌리티 전문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사 사내 카페에서 로봇을 이용한 실내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5일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최대 택시 호출 중개 플랫폼 카카오T를 운영 중인데, 카카오가 모빌리티 사업군에서 로봇 배송 서비스에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임직원이 앱을 통해 사내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면 배송 로봇이 주문자가 있는 층으로 식음료를 가져다주는 방식이다.

LG전자의 로봇 클로이(CLOi) 솔루션이 로봇 운영에 필요한 기술 관제와 배송을 담당하고 카카오모빌리티는 주문 앱과 로봇 간 매개체 역할을 하는 '로봇 플랫폼'을 개발했다. 플랫폼은 서비스 방식이나 업종 등에 따라 제각각인 배송 주문을 로봇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규격화하고 배송업무 계획과 라우팅, 로봇 관제, 운영 데이터 분석 등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관제·배차를 맡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기존 배달 로봇과 달리 다양한 주문처에서 주문을 받아 복합 서비스나 묶음 배송을 할 수 있고 전용 엘리베이터나 건축물 내 센서 등 로봇 친화적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기존 일반 건물에서도 쉽게 로봇 배송을 도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카카오모빌리티는 로봇 플랫폼에 고정밀 지도 제작 기술을 적용해 로봇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기업 간 거래(B2B) 고객들이 각 건물 환경에 최적화된 고정밀 지도를 빠르게 구축하고 자동으로 갱신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우편물 배송, 식음료(F&B) 배송, 수화물 배송, 드라이브 스루 등 다양한 서비스와 결합할 수 있는 개방형 로봇 플랫폼을 선보이며 로봇 서비스 상용화에도 속도를 낸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로봇 배송 서비스가 적용되는 범위가 특정 점포에서 건물 단위로 확산되고 로봇의 대당 생산성이 높아져 로봇 배송 서비스 상용화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비교적 초기 단계인 이 시장에서 통신사들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일례로 SK텔레콤은 최근 시범사업으로 서울 도봉구 덕성여대 캠퍼스 내에서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순찰 로봇 서비스를 시작했다. KT는 실내를 넘어 캠핑장 등 실외 배송 로봇 서비스도 테스트하고 있다. KT는 지난달 14일 캠핑장 서비스 로봇 사업을 확산하기 위해 캠핑톡, 캠핑아웃도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통신사들은 주로 휴대폰이나 인터넷 요금제처럼 월별로 소비자가 비용을 지불하고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 로봇을 사용하는 것에 기본 초점을 두고 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로봇·기계·운송 담당 연구원은 "KT와 SK텔레콤 등 국내 통신사들은 로봇 하드웨어 개발보다 LG전자나 뉴빌리티 등 기존 로봇 제조업체와 협력하는 형태로 서비스 프로바이더 관점에서 로봇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로봇 활용에 필요한 통신과 AI 등 기술 제공을 비롯해 소비자들이 로봇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나 플랫폼을 제공하고 기존에 보유한 유통 채널을 통해 로봇 보급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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