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소가 끝?…트럼프의 ‘사법 리스크’는 이제부터 시작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역대 전·현직 미국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형사 기소된 가운데, 이번 재판은 그를 둘러싼 수많은 ‘사법 리스크’의 서막에 불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에 기소된 ‘성추문 입막음’ 의혹 외에도 수많은 법적 문제들을 줄줄이 직면하고 있다. 외신들은 이번 혐의보다 앞으로 남은 다른 법적 혐의들이 다음 대선 출마를 노리는 그의 정치 생명을 가름할 더 치명적인 사안으로 바라보고 있다.
조지아주 선거 결과 개입 의혹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대선 패배 후 2021년 1월 조지아주 선거에 개입해 결과를 뒤집으려고 한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당시 경합 지역이었던 조지아주 선거에서 접전 끝에 패배하자 1월2일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한 1만1780표를 찾아내라”고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수사 중 기소가 가장 임박한 것으로 꼽히고 있다. 조지아주 애틀란타 풀턴 카운티 검사장 패니 윌리스는 지난해 5월부터 특별 대배심을 구성하고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를 완료했으며 “(기소) 결정이 임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선거 사기 공모, 선거 사기 범죄 교사, 선거 방해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소 3가지 조지아주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바라보고 있다.
1.6 의회 폭동 선동 의혹
2021년 1월6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해 연방 의회에 습격한 사태를 배후에서 선동하며 사실상 조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 하원 의회난입조사특위는 조사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회 폭동을 전후로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고 시도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란을 선동하거나 방조한 혐의, 거짓 진술, 사기 음모 등으로 법무부에 그에 대한 기소를 권고하는 조사 보고서를 제출했다. 미국 법무부는 잭 스미스 특별검사를 임명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밀 문건 유출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다량의 기밀문서를 플로리다 자택으로 반출한 것과 관련해 자택에서 압수한 100여 건의 기밀 문건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또 수사가 시작되자 문건을 빼돌리려고 시도하는 등 사법 당국의 조사를 방해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도 다수 확보했다고 알려졌다. 특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부의 수사를 방해하거나, 방해하도록 지시했는지에 초점을 맞춰 조사하고 있다.
명예훼손
칼럼니스트 엘리자베스 진 캐럴은 지난 2019년 출간한 책에서 1995-96년 백화점 탈의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를 모른다고 부인하면서 “내 타입이 아니다”, “책을 팔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등 비난하면서 명예훼손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는 25일 뉴욕에서 법원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회계부정 의혹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자산 가치를 부풀리고, 세금을 낼 때는 자산 가치를 줄였다는 의혹으로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검찰은 트럼프의 사무실에서 2011년에서 2021년 사이에 200개 이상의 허위 회계장부 사례를 발견했으며, 그가 자신의 순자산을 수십억 달러 부풀렸다고 밝혔다. 검찰은 트럼프 재단이 이를 통해 최소 2억5000만달러(약 3277억원)의 이익을 취했다고 보고 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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