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년엔 한국 연안 82%가 미세플라스틱 위험 지역… “저감 대책 서둘러야”

송복규 기자 2023. 4. 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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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부터 해양 미세플라스틱 급증”
미세플라스틱 인체로 흡수돼… 대변·혈액에서도 검출
2100년에는 한국 연안 82%가 미세플라스틱 ‘고농도’
바다에 부유하는 플라스틱 폐기물. /조선DB

한국도 해양 미세플라스틱 안전국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 해양에 쌓이는 미세플라스틱이 계속해서 늘고 있어 이제부터라도 예방적 차원의 플라스틱 저감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과 한국해양한림원은 5일 오후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제1회 해양수산과학기술혁신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과학기술로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이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열렸다.

기조연설에 나선 심원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환경으로 배출되는 플라스틱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2016년 기준 173개국에서 담수와 해수로 배출되는 플라스틱은 1900만~2300만t으로,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의 11%를 차지한다. 아무런 대처 없이 플라스틱이 그대로 배출될 경우, 2030년에는 한 해 동안 9000만t의 플라스틱이 버려질 전망이다.

문제는 해양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태양광에 노출될 경우 부식돼 0.13㎍(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 이하의 초미세플라스틱과 670㎍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는 점이다. 미세플라스틱들은 바닷속으로 가라앉아 해양 생물로 흡수된다. 플라스틱 1㎠당 발생하는 초미세플라스틱은 2억2000만개, 미세플라스틱은 4200만개에 달한다.

한국의 경우 경남 지역 마산만을 조사한 결과, 국내 플라스틱 생산량이 늘어난 2000년대부터는 해저 토양 코어에서 1㎏당 8000개 이상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발견됐다. 해양 미세플라스틱에서는 산화방지제와 자외선안정제 등으로 사용되는 총 230종의 화학물질이 나왔다. 대부분 제품에서 용출돼 생물로 전이될 수 있는 성분이다.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생물을 섭취하는 인체에서도 발견된다. 8개국의 지원자의 대변에서 5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정도의 미세플라스틱이 10g당 18~172개 입자로 검출됐다. 혈액에서도 700㎚(나노미터·10억분의 1m) 정도의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으며, 실험자들 사이에서 검출률은 77%에 달했다.

심 책임연구원은 해양 미세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대응 방안이 시행되지 않으면 섭취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심 책임연구원은 “현재까지는 한국 연안의 미세플라스틱 위험 농도가 안전한 수준이지만, 2100년쯤엔 한국 연안 82% 정도의 지역이 미세플라스틱 안전 농도를 넘는다”며 “폐암 환자의 폐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는 연구가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사람들은 일주일에 평균적으로 신용카드 한 장에 해당하는 5g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대로 간다면 2100년쯤에는 일주일에 신용카드 50장, 1년에 2500장을 섭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는 해양 쓰레기 배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연구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양 쓰레기와 관련한 올해 예산은 342억3500만원으로, 본격적으로 연구개발 중인 사업은 7개다. 구체적으로는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수거 장비와 생태계 위해성 평가 기술확보, 부유쓰레기 처리용 친환경 선박 개발 사업 등이 진행 중이다.

담당 부처인 해양수산부는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해양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어업 관련 폐기물 보증금제·인증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과학계는 수거된 해양 쓰레기를 열분해 처리 등을 이용해 바이오 소재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류선형 해수부 해양보전과장은 “매년 예산을 투입해 11만~12만t의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해양 쓰레기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고, 사각지대를 통합적으로 관리해 수거량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학계의 도움을 받아 과학기술로 해양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황동원 한국화학연구원 탄소자원화연구단 단장도 “최근 화학연에서는 해양 오염원인 EPS(스티로폼)를 재활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며 “플라스틱을 회수해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을 정부 차원에서 구상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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