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전무', '선수 출신'만 하라는 법 있나? …비축구인에게도 문호 개방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앞에서 한 축구 팬이 징계 중인 축구인들에 대한 사면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기 위해 피켓을 만들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가 비위 축구인 '기습' 사면 사태와 관련, 새 이사회 구성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5일 "전날 부회장과 이사진이 모두 사퇴해 행정 공백 상태"라며 "늦어도 4월 안에는 이사회를 재구성해야 한다. 적임자를 찾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통해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은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등 100명을 사면하는 조처를 내렸다.

하지만 사면자 명단에는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가 제명 처분을 받았던 48명이 포함돼 논란이 불거졌다.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자 축구협회는 지난달 31일 사면을 철회하는 촌극을 빚었다.

'기습 사면' 책임론이 계속 불거지자 축구협회 부회장단과 각 분과 위원장을 포함한 이사진이 전원 사퇴했다. 축구협회 행정은 공백 상태다.

특히 심판위원장은 K리그 심판 배정 역할도 맡고 있어 공백 상태가 길어지면 프로축구 운영에도 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축구협회는 '행정 개혁'을 바라는 팬들의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 부담 속에 적임자 찾기에 노력하고 있다.

축구협회가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부분은 전무이사 자리다.

행정 공백의 최소화를 위해 가장 먼저 전무부터 선임할 예정이다.

그동안 축구협회 전무 자리는 '경기인 출신'이 도맡아왔다.

전무는 축구인들과 축구협회의 가교 구실 뿐만 아니라 축구협회 행정도 책임지는 자리다.

그래서 현장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국가대표 출신 경기인들이 주로 맡아왔다.

하지만 이번 '기습 사면'처럼 축구인들의 민원 사항에 대해선 '같은 식구'라는 의식이 작동할 수밖에 없어 제 목소리를 확실히 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축구협회는 전무 이사 자리에 최적의 인물을 뽑기 위해 비경기인 출신 인사의 등용에도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전무 자리가 '경기인 출신 전용'이라는 고정 관념을 깨야 한다"라며 "비경기인 출신이라도 축구계에 뛰어난 능력으로 좋은 업적을 남긴 인물이라면 충분히 전무를 맡을 수 있다. 여러 경로를 통해 후보군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평가전에서 관중들이 선전을 펼친 한국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전경우 마니아타임즈 기자/ckw86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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