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전쟁활동’, ‘지금 우리 학교는’과 다른 이유[스경연예연구소]
주로 OTT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고 있는 판타지 장르의 작품들은 보통 이런 서사를 갖고 있다. ‘무엇인지도 왜인지도 모를 기이한 현상으로 수많은 피해자가 나오고, 평소 사회의 약자이던 이들에게 덮친 재앙에 모두가 손을 잡고 대응해 나선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티빙의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 역시 비슷한 결을 갖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왜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한반도를 비롯한 전 세계를 외계에서 온 구체가 뒤덮고 구체의 공습으로 세상이 혼돈에 빠진다. 결국 정부는 현역병, 예비군 동원에도 숫자가 모자라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도 징집하고 이들이 수능 준비로 펜 대신 총을 드는 과정을 그렸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작품이 있다. 지난해 초 공개돼 화제를 모았던 넷플릭스의 ‘지금 우리 학교는’이다. 두 작품은 여러 공통점이 있다. 일단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고, 학교가 배경인 데다 학생들이 주인공이다.
게다가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 바이러스, ‘방과 후 전쟁활동’은 외계의 구체라는 이유도 모를 재앙이 있다. 학원물의 틀 안에 판타지 요소를 섞고 거기에 입시경쟁 등 사회의 문제를 버무리는 문제의식 역시 비슷하다.
마찬가지로 신예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한 도전 역시 비슷하게 여겨지고 있다. 흥행도 비슷한 수순이다. ‘지금 우리 학교는’이 공개 10일 만에 넷플릭스 비영어 부문 역대 5위 시청수를 기록하는 기록을 세웠다. ‘방과 후 전쟁활동’ 역시 공개 후 역대 티빙 작품 중 유료가입기여지수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그렇다고 두 작품을 마냥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다. 명백하게 다른 점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장르가 그렇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학원물에 ‘킹덤’ 이후 정립된 ‘재빠른 좀비’ 이른바 ‘K-좀비’의 특성을 넣었다. CG(컴퓨터 그래픽)보다는 특수효과와 좀비 역할 배우들의 신체를 이용한 액션이 중점이었다.
하지만 ‘방과 후 전쟁활동’은 학원물에 외계생물이 등장하는 공상과학장르이고 중반으로 갈수록 전쟁물의 형태를 띤다. 제작진의 검수를 거쳐 등장하는 소총의 결합장면이나 실제 사격장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 사격 후 총열을 잡고 뜨거워하는 설정 등은 사실적이다. 하지만 반면 박은영 선생님 역의 임세미가 사격할 당시 소총의 반동이 없거나, 시가전 장면에서 소총의 위력이 적어 보이는 아쉬운 점도 있긴 하다.
무엇보다 학교, 학생들의 내부를 다루는 시선이 다르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기본적으로 적이 내부에 있다. 바이러스를 통해 좀비가 되는 이들이 다른 이들을 공격하고 좀비의 숫자를 늘려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금 전까지 친구나 가족이었던 이가 좀비로 변해 적이 되는 아이러니가 자주 등장한다. 주인공 격인 인물들도 물리고 난 후의 변화를 두려워해 긴장감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방과 후 전쟁활동’은 피아(彼我) 즉 적과 우리가 확연히 다르다. 따라서 비교적 학생들 사이 내부갈등이 적으며, 갈등이 있다고 해도 전쟁을 겪으면서 수습되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오히려 학생들의 적은 이들을 전쟁터로 내몬 어른이며, 시스템이다. 수능 가산점을 주면 학생들이 군인이 될 거라는 순진한 발상은 학생들의 절박함과 만나면서 기이한 보충병의 서사를 만들어낸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학원물, 분명한 것은 OTT 플랫폼의 새로운 장르로서 학원물의 가능성을 계속 넓히고 있다는 점이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예지, 활동 중단 원인은 쏟아진 ‘악플’ 때문이었다
- 율희 측 양소영 변호사 “양육권 소송, 승산 있다”
- [종합] ‘돌싱글즈6’ 역대 최다 4커플 나왔다, 행복 출발
- 남현희, 누리꾼 30명 ‘무더기 고소’
- 백종원, 5000억대 주식부자 됐다
- 로제 ‘APT.’ 노래방도 휩쓸다
- [공식] 배우 곽시양·임현주 커플 결별···“좋은 동료로 남기로”
- [종합] 과즙세연♥김하온 열애설에 분노 폭발? “16억 태우고 칼 차단” 울분
- 23기 정숙 “조건 만남 범죄 사실 아냐”… 제작진은 왜 사과했나?
- “나는 게이” 클로이 모레츠, 커밍아웃…국민 여동생의 반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