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만배, 유동규 의왕저수지로 불러 1억 준다며 회유”

검찰이 대장동 개발 수익 은닉 혐의로 다시 구속된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가 작년 11월 석방된 이후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에게 돈을 주겠다면서 허위 진술을 해달라고 회유했다며 김씨의 보석을 허가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뉴스1

검찰은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씨의 보석 심문에서 “김만배씨는 증거 인멸 시도를 계속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검찰은 “김씨가 (대장동 사건) 핵심 인물인 유동규씨를 인적이 드문 경기도 의왕 저수지에서 만나 1억원을 주겠다며 허위 진술을 해달라고 회유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씨가 작년 12월 초 유씨를 만나 이같이 얘기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만배씨는 대장동 사건 관련 배임 혐의로 2021년 11월 구속 기소됐지만 작년 11월 구속 기한이 끝나면서 풀려났다. 그러다가 김씨는 올해 2월 대장동 사업 범죄 수익 약 390억원을 숨긴 혐의로 다시 구속됐다. 검찰 주장은 김씨가 석방됐을 때 유씨를 상대로 증거 인멸을 시도한만큼 재판부가 김씨를 보석으로 풀어주면 안된다는 취지다.

검찰은 김만배씨가 2021년 9월 인테리어 업자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친 뒤 불태우게 한 혐의(증거인멸교사)로 추가 기소된 점도 보석 불허 사유로 들었다. 검찰은 또 “김씨는 화천대유 이성문 대표를 통해 작년 7월20일 증인으로 출석한 곽병채씨(곽상도 전 의원 아들)의 증언 연습을 시켰다”며 “김씨는 이성문 대표가 증언한 작년 8월10일과 17일 전후 그가 ‘제2의 정영학(천화동인 5호 소유주)’이 돼서 진실을 폭로하지 못하게 하려고 퇴직금 25억원을 선이자를 공제하고 지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곽씨와 이 대표는 작년 7, 8월 곽 전 의원 뇌물 사건 재판에 나와 증언을 했다.

김만배씨 측 변호인은 “범죄 수익 은닉 혐의 관련 무죄를 다투며 이 부분과 관련해선 증거 인멸 우려도 없다”며 “검찰이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는 사유 중 열에 아홉은 (대장동 관련)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배임 혐의 관련이다. 범죄수익 은닉죄와 관련한 객관적인 증거가 이미 다 나와 있어 구속 필요성이 없다면 보석을 허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만배씨는 “이 자리에 앉아서 재판을 받게 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재판부에 공범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한성·최우향씨에 대해 선처를 바란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이한성·최우향 피고인이 회사의 경영과 운영을 위해 한 행위들은 저의 직·간접적인 책임과 지위 아래 있었기 때문에 저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온당하다”며 “향후 재판에서 여러 의혹을 성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