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송정빈 "늙은 돈키호테의 사랑, 꿈속에서 보여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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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발레 '돈키호테'의 주인공은 돈키호테가 아닐까? 이 궁금증에서 모든 게 시작됐죠."
오는 12∼1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발레 '돈키호테'는 동명의 고전 발레를 바탕으로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겸 신예 안무가 송정빈이 재안무한 신작이다.
이번 국립발레단의 '돈키호테'는 작품의 핵심 줄거리는 그대로 둔 채 원작에선 '카메오'처럼 등장하는 인물 돈키호테의 비중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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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으로 안무가 데뷔·해외 진출…"한국적 발레, 세계 무대에서 먹힐 것"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왜 발레 '돈키호테'의 주인공은 돈키호테가 아닐까? 이 궁금증에서 모든 게 시작됐죠."
고전 명작 발레 '돈키호테'가 한국의 젊은 안무가의 손에서 새롭게 태어났다.
오는 12∼1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발레 '돈키호테'는 동명의 고전 발레를 바탕으로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겸 신예 안무가 송정빈이 재안무한 신작이다.
송정빈은 5일 국립예술단체 공연연습장 대회의실에서 한 인터뷰에서 "원작의 화려한 춤과 볼거리는 그대로 남긴 채로 인물과 이야기의 개연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극작가 세르반테스의 소설을 바탕으로 1869년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로 초연한 '돈키호테'는 시대를 초월해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는 명작 발레다.
소설과 달리 발레에서는 아름다운 여인 키트리와 재치 있는 이발사 청년 바질의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이번 국립발레단의 '돈키호테'는 작품의 핵심 줄거리는 그대로 둔 채 원작에선 '카메오'처럼 등장하는 인물 돈키호테의 비중을 늘렸다.
"바질과 키트리가 주인공인 건 맞지만, 돈키호테라는 인물도 더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돈키호테의 젊은 시절 모습과 그가 풍차로 돌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원작의 돈키호테는 나이가 들어 제대로 된 춤도 추지 못한다. 송 안무가는 2막에 늙은 돈키호테가 꾸는 꿈을 그린 '드림 신'을 새롭게 바꿔 그가 아름다운 둘시네아와 사랑을 나누는 젊은 시절의 장면으로 재탄생시켰다.
"꿈에서는 뭐든지 가능하다고 하잖아요. 원작에서 늙은 몸으로 마임 정도밖에 하지 않는 돈키호테가 젊은 시절로 돌아가 둘시네아와 아름다운 파드되(2인무)를 추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이번 재안무의 아이디어는 돈키호테를 소재로 한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서 얻었다고 했다.
"같은 소재도 저렇게 다르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뮤지컬을 보고 느꼈어요. 해외 발레단의 '돈키호테'와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을 떠올리는 데 영감을 받았죠."
스페인 풍의 화려하고 정열적인 춤과 의상, 작품의 하이라이트인 키트리의 '캐스터네츠 솔로', 바질과 키트리의 아름다운 '결혼식 그랑 파드되(2인무)' 등 원작의 매력은 그대로 남겼다.
"고전은 고전다워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돈키호테'는 오래된 작품임에도 시대에 뒤처진 설정은 적은 편이죠. 큰 틀은 그대로 가져가되 지금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전개와 개연성을 손봤습니다."
2020년 '해적'으로 전막 발레 안무가로 데뷔한 송정빈은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출신의 안무가다. 무용수들이 은퇴 후 안무가로서 제2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신예 안무가를 발굴하기 위해 국립발레단이 2015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KNB 무브먼트 시리즈'를 통해 안무가의 길에 들어섰다.
오는 5월 그가 안무한 '해적'이 100년 역사의 독일 비스바덴 5월 음악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되는 등 해외 무대에서도 인정받는 안무가로 성장한 그는 "국립발레단의 일원으로서 뿌듯하고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말했다.
"우리 발레단만의 레퍼토리가 세계 무대에서도 이질감 없이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영광이에요. 서양 고전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국립발레단 고유 레퍼토리에는 한국적인 정서가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K팝과 드라마처럼 K발레도 세계에서 먹힐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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