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생활형 숙박시설' 지역 정치권 개입에 논란 확산
생숙 소유 당사자로 밝혀져 뭇매
지역 국회의원은 당원 입당 유도
해결은커녕 특혜 논란만 불거져
전남 여수의 ‘생활형 숙박시설’ 규제 완화를 놓고 지역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여수 일부 시의원들이 생활형 숙박시설의 용도 변경을 추진하다 이해관계 의혹이 불거져 뭇매를 맞은 것에 이어 지역구 국회의원은 용도 변경을 담보로 당원 가입을 거래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다.
5일 여수시와 지역정가 등에 따르면 여수에는 총 19개 4,844실의 생활형 숙박시설이 들어서 있다. 생활형 숙박시설은 아파트와 비슷한 구조에다가 취사가 가능해 장기 투숙에 편리하며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주택’으로 간주하지 않아 각종 규제를 피해왔다.
하지만 정부가 오는 10월까지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을 하지 않고 주거용으로 사용할 경우, 매매가의 10%에 달하는 이행강제금을 물겠다고 발표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이행강제금을 피하기 위해서는 오피스텔로 용도를 변경해야 하는데, 주차장 확보가 관건이다.
사정이 이렇자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지역 정치인들로 인해 해결은커녕 되레 문제가 꼬여만 가고 있는 실정이다.
최정필 여수시의원은 지난달 27일 제227회 임시회 시정 질의에서 "정기명 여수시장에게 웅천 생활형 숙박시설이 인허가부터 문제가 있었던 만큼 시가 주차장 조례를 완화해 생숙을 실거주가 가능한 오피스텔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최 의원은 1월에도 이선효·이석주 시의원 등과 함께 생숙 거주자의 주거권을 보장해 준다는 명목하에 '여수시 주차장 관리 조례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현행 여수시 주차 시설 조례는 오피스텔 기준 전용면적 기준 57㎡당 1대의 주차장을 확보해야지만, 이를 112.5㎡당 1대로 완화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조례를 발의한 최정필, 이선효 시의원들이 생숙을 소유한 당사자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30일 고시된 전남도 도보에 따르면 최정필 의원은 배우자 명의로 건설 중인 생숙 분양권 139㎡를 소유하고 있다. 이선효 의원도 실거래가 6억 원 안팎의 생숙 141㎡를 소유하고 있다.
최정필 의원은 “이해 충돌이라는 것은 조례를 심의했을 때 발생하는 문제지, 발의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조례 철회는 주차장 면적 계산 과정에 오류가 있어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생숙시설 용도 변경을 둘러싼 논란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민주당 권리당원 입당까지 이어졌다. 최근 생숙 입주민 총회에 참석한 김회재 국회의원이 "용도 변경을 위해서는 당원 가입도 도움이 된다"는 취지의 발언 이후 생숙시설 관리단이 노골적으로 당원 모집을 시도한 정황이 문제시되고 있다.
김 의원 발언 이후 한 생숙 입주자 단톡방에 '권리당원 신청서를 가구당 3장 이상 필수로 제출해야 한다'는 식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여수시선거관리위원회는 김 의원의 발언에 이은 입주민들의 권리당원 모집 과정이 정당법을 위반했는지를 조사 중이다. 정당법 42조는 '누구든지 본인 자유의사에 의하는 승낙 없이 정당 가입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고 명시돼 있다.
시민단체인 여수시민협의회는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반민주적인 범법행위”라며 “권리당원 모집과 조례 완화는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의원들과 국회의원이 주차장법만 해결되면 변경이 가능할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여 주민 간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고 거래의 대상으로 악용까지 하고 있다"며 "입법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시민을 이용하는 몰염치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회재 의원은 “시민들의 주거권을 지키기 위한 적극적 정치 활동이 마치 불법인 것처럼 왜곡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생숙 거주자들이 자발적으로 집단적인 민주당 입당을 권유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위”라고 반박했다.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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